[발행인 칼럼/CTN]충남 당진시의회(의장 김덕주)가 모 언론사 보도내용에 대해 반발하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가 출석 하루 전날 취하하는 행태를 보여주면서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다.

지난달 18일 김덕주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은 뜻을 모았다며 언론사 기자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들은 제4대 전반기 시의원들의 성적표를 기사화한 것에 대해 자의적 판단 기준을 근거로 배점을 매겨 시의원들의 의정활동 순위를 정한다는 것은 객관성을 잃은 처사라고 주장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언론중재위원회 출석 하루 전날 이를 전격 철회하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보여줬다.

당진시의회가 모 언론사의 보도내용을 문제 삼은 부분은 의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14명의 시의원들을 7개 항목별로 나눠, 의원 발의 횟수 10점, 원안 가결, 조례 및 규칙안·건의 및 결의안 채택·5분 발언 2점, 수정안 가결·개정 조례 1점으로 각각 점수화해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 결과를 기사화한 점이다.

당시 기사 내용을 보면 초선 의원인 C 시의원이 100점 만점에 57점으로 1위를 기록했고, 같은 초선 의원인 D 시의원은 15점으로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며 실명을 공개했다.

이에 당진시의회 관계자는 자의적 배점 기준과 주관적 판단을 통해 조례 발의 몇 건 몇 점, 원안 가결 몇 점, 5분 발언 몇 점 등 매겨 시의원들의 의정 활동 순위를 정하는 자체가 객관성을 잃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조례의 양도 중요하지만 질이 더 중요하며, 언론사의 순위에 대해 많은 의원들이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여줬다.

또 평가 하위권 시의원의 실명을 공개한 것은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었다.

의원들의 주장대로라면 단순히 조례의 수량만 가지고 평가를 했다는 게 무척 아쉬운 부분이고, 초선 의원도 많고 의정 활동 기간도 6개월 정도로 비교적 짧고, 1년 정도는 지나고 평가하는 것이 보편적인데 이 같은 보도로 의원들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며 언론중재위위원회에 제소했다.

이 소식에 일부 주민들은 당진시의회가 소신있는 의정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응원하기도 하면서 이번 기회로 의원들 스스로가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자중할 필요성도 제기된다고 제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특히 CTN 신문방송도 당시 제1보 기사를 보도하면서 이들의 주장과 함께 말미에 한 주민의 인터뷰 내용으로 "당진시의회가 언론에서 다룬 기사 내용에 대해 문제점을 바로잡고자 노력하기에 앞서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는 것은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고 하는 행태로 비쳐질 수 있으며, 이는 앞으로 의회의 문제점을 보도하고자 하는 언론에 부담을 안길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힌바 있다.

한 마디로 심사숙고하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당진시의회는 호기롭게 버티었다.

게다가 여러 언론사가 시의회를 압박한다는 소문도 함께 들려왔었다.

이런 와중에 당진시의회는 견디지 못하고 출석 전날 취하했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싶다.

만장일치로 취하하면서 정정보도·반론 등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 없이 문제가 된 기사만 내려진 점이다.

이에 시민들은 당진시의회 의원들은 자신의 낙제점만 빼는 것으로 언론중재위 제소 취하로 맞바꾼 것은 시민들에게는 굴욕을 안겨준 것이나 마찬가지며, 우리가 뽑은 시민들 대표(시의원) 14명은 언론중재위에 가지도 못하고, 객관성을 잃은 자의적 기사라는 말 한마디 못한 채 스스로 낙제 성적표를 인정한 모양세라고 꼬집었다.

의회는 시민의 대의기관이며 시의원들은 시민들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다.

이에 부당한 일에 대해 회의를 거쳐 만장일치로 언론중재위에 제소한 뒤 출석 하루 전에 이를 취하하는 것은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버린 행동이라고 질타한 주민의 말을 가슴 깊이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이들 의원들의 자존심은 곧 주민들의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의원들 스스로는 이제부터라도 언론, 사회단체 등에서 진행하는 어떤 평가 또는 기준에서 부끄럽지 않도록 오직 주민만을 위한 적극적인 의정 활동과 편향적이지 않은 행태를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