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당진시가 환경파괴는 물론 주민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지자체로 평가돼 땡감을 씹은 것처럼 입맛이 떫게 됐다.

이유는 유엔이 지난해 한국방문 결과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당진시의 환경문제를 거론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해 방문한 결과보고를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이때 터져 불난 집에 부채질 한 꼴이 됐다.

특히 이번 정권을 잡은 문재인 대통령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석탄화력발전소로 보고, 노후화된 발전소에 대해 일시정지 조치 등의 강력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는 시점이다 보니 관심 있는 주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과 가까이 있는 당진화력발전본부는 여론의 표적이 되다시피 난타를 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때 나서줘야 하는 것이 지자체인 당진시다.

당진시가 유엔이 발표한 내용대로 당진화력과 당진제철이 문제의 주범이라 여기고 방관자적인 자세로 손을 놓아버린다면 공직사회는 있으나마나 하다.

당진시가 환경파괴, 주민건강 악영향 등의 내용이 담긴 보도로 인해 많은 주민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 채 기업에 대한 불신의 벽만 높게 쌓아가고 있다.

이럴 때 당진시는 왜 이런 문제가 어떤 경로를 통해 노출됐고, 실제로 어떠한 문제가 있었는지 상황파악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 주민들에게 안정을 꾀할 수 있는 행정력을 보여줘야 했다.

유엔이 거론한 두 기업은 어찌되었던 당진시의 경제를 이끄는 기업들이다.

주민과 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바로 지자체인 당진시의 역할이기 때문에 하는 소리다.

주민이 불편하다고 말하기 전에 나서줘야 하는 것이 공무원의 역할이고, 기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공무원의 역할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두 기업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이래저래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기에 하는 소리다.

도망갈 구멍은 만들어주고 쥐를 쫓는 고양이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 여긴다.

이번 문제를 취재하면서 당진시의 미온적인 행정력을 직접 느꼈다.

앞으로 또 다시 이 같은 미온적이고 방관자적인 행태를 보여준다면 펜이 왜 칼보다 강한가를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