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진근 순경 = 서산경찰서 태안지구대] 지난 4일 파출소 앞을 지나다 2년 전 음주 단속된 것이 떠올라 파출소에 들어가 지팡이로 경찰관을 때리고 물건을 부순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지난해에는 음주단속에 불만을 품고 파출소에 찾아가 엽총 2발을 난사, 도주한 남성이 붙잡히기도 했다.

이렇듯 음주운전에 적발된 사람들이 음주운전을 마치 가벼운 경범죄 마냥 여기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다들 음주운전을 하는데 재수없게 자기만 걸렸다는 핑계를 대고, 경찰관서에 찾아가 난동을 부리는 등 준법의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단언컨대 음주운전은 가벼운 범죄가 아니다. 음주운전자가 운전하는 차량은 거대한 흉기이자 도로위의 살인자나 다름없으며 나와 내 가족이 음주운전의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도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들의 평균 형량은 징역 1년 4개월이다. 그마저도 실형 선고 비율은 30%에 그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외국의 처벌 기준을 보자면 미국 워싱턴주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인해 사망사고를 일으킬 경우 '1급 살인죄'를 적용해 최고 종신형까지 처하며 뉴욕시와 20여개 주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유죄 확정판결 시 처벌과 함께 자동차를 몰수한다.

영국은 음주운전이 적발되면 1년 동안 면허가 정지된다.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내면 최고 징역 14년형을 받고 벌금도 제한이 없다. 이처럼 강력한 단속과 처벌 덕분에 음주 사고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는 꾸준히 줄고 있다. 특히 사망자는 한국과 비교했을 때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외국의 경우와 같이 우리나라도 국민의 법 감정에 맞는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 억울하게 생명을 잃는 당사자와 유족의 입장에서 솜방망이 처벌은 두 번의 고통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국민의 75%가 음주운전 단속기준 강화에 동의한다고 한다. 그만큼 음주운전의 심각성과 처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이미 이루어진 상태다. 국민 모두가 음주운전에 경각심을 갖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