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진근 순경 = 서산경찰서 태안지구대] 정월대보름인 지난 11일 오후, 영하권의 추운 날씨 속에서도 서울 도심에서 대통령 퇴진과 탄핵 무효를 요구하는 제15차 촛불집회와 맞불집회 각각 열렸다.

주최 측 추산 참석 연인원이 천만명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 집회지만 집회마다 참가자들과 경찰의 충돌이 거의 없을 정도로 평화적인 집회로 마무리 되고 있다.

과거 폭력으로 물든 집회와는 달리 마치 축제의 장 같았던 평화집회는 성숙된 시민 의식과 경찰·법원의 협조가 이뤄낸 성과였으며, 전 세계에 대한민국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줄 수 있었던 쾌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탄핵 정국이 장기화되면서 대통령의 탄핵을 둔 찬반 논쟁이 국민적 분열과 세대 간 갈등 양상으로 재편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 비이성적인 폭력이 오가는가 하면 감정적인 선동으로 집회의 본질을 흐리는 참가자들도 눈에 띄곤 한다.

집회·시위의 자유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국민적 권리이며 민주주의의 상징이다. 그렇기에 집회·시위에 의한 의사표현의 방법이 공공의 질서와 법적 평화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서로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집회주최자는 적법한 집회의 보장과, 시민과 참가자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하여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신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기구를 휴대하거나 사용하는 행위, 신고범위를 벗어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참가자들 역시 집회를 관리하는 경찰의 통제에 잘 따라주어야 하며 군중심리에 이끌려 폴리스라인을 침범하거나 집회의 본질을 퇴색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일반 주민들의 생활권 역시 중요함을 깨닫고 보장해 주어야 한다.

자유의 이면에는 책임이 존재한다. 오늘날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표현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다. 하지만 책임이 없는 자유는 방종일 뿐이다.

우리 모두 집회시위의 자유가 보장돼 있는 만큼, 목적과 수단이 정당한 선진 집회시위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법질서 준수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