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기동 순경 = 서산경찰서 태안지구대] 헌법에는 "모든 국민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지며(제21조1항) 국가안전 보장, 사회질서 유지,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법률로 제한 할 수 있다 (제37조2항)"고 규정되어 있다. 또한 집시법에는 적법한 집회시위는 최대한 보장하고 불법시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약속이 담겨있다.

하지만 의사표현의 실효성을 증대시키고 평화롭고 적법하게 개최되어야 할 집회가 일부 집회시위 참가자들은 경찰이 설정한 질서유지선을 침범하거나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하여 행진을 벌이는가 하면 이를 막으려는 경찰에게 욕설과 폭행을 가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심한 소음을 생산하여 현장 주변의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집시법 제10조(야간옥외집회 금지)가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효력을 상실한 이후 야간집회 건수가 늘어나고 야간 소음민원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야간집회 증가로 인해 경찰력이 한 곳에 집중되면서 민생치안에 공백이 생긴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또한 불법 폭력시위는 대외적으로 국가 이미지 실추와 함께 국가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05년 12월 홍콩에서 반WTO 집회에 참가한 한국의 시위대가 각목과 죽창을 사용하면서 한국의 과격한 시위문화가 방송을 통해 전 세계로 알려진 바 있다. 또한 2009년 12월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WTO 각료회의를 반대하기 위해 공항에 입국하려던 한국시위대가 강제출국을 당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집회시위 문화를 바라보는 외국의 시각이 어떠한 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이에 경찰은 평화적 집회를 유도하기 위해 각종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의견수렴을 위한 각종 세미나 개최, 시민사회 단체와의 대화, 평화적 집회시위 홍보 동영상 배포 등 선진집회시위 문화가 조성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불법집회를 사전에 예방하고 선진집회문화 분위기를 사회적으로 조성하며 자체적인 성숙한 시민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선진집회문화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법에 따라 평화적으로 이루어 지도록 해야 할 것이고 그래야만 집회, 시위가 부정적인 이미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경찰은 적법한 집회시위는 최대한 보장하고 국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불법시위에 대하여는 엄정한 법집행을 통하여 누구나 공감하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집회 시위 관리를 해야 하며 국민들 또한 법질서 확립에 대한 공감 및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