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기동 순경 = 서산경찰서 태안지구대] 요즘 우리 사회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가정폭력이 다른 폭력보다 죄의식도 낮을 뿐 아니라 심각한 범죄인지 모르고 습관화되어 계속 되풀이 된다. 그리고 다른 범죄와는 달리 가정 안에서 해결하려고 하는 의식 때문에 외부로 잘 노출되지 않아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계속적인 폭력에 노출되고 있다.

가족 간에 쌓아둔 감정과 소통의 단절로 인해 처음에는 사소한 말싸움으로 시작하지만 일이 점점 커지게 되고 범행도 흉포화 되고 있는 추세다. 가정의 갈등을 가족끼리 해결하겠다고 경찰, 관련기관의 개입을 회피하는 자세는 가정폭력이 반복을 낳게 된다. 재범 가능성이 높이는 등 문제가 발생하므로 이제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 가정폭력을 4대악으로 지정하였고2011년 가정폭력특례법 개정을 통해 가정폭력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법률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고 경찰에서는 가정폭력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출입조사권을 가지고 출동해 폭력행위를 제지하고 피해자에게 '피해자 권리 고지서'를 배부하여 임시조치, 피해자 보호명령제도, 신변안전조치, 응급조치 등 피해자를 위한 여러 권리를 안내하고 가정폭력전담경찰관으로 하여금 가정폭력으로 신고 된 모든 피해자 상황에 맞는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 경찰관들은 가정폭력 사건 처리에 어려움을 호소하는데 가정 내에서 폭력을 당했을 때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112에 신고를 해서 경찰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바로 가정 내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자신의 배우자가 처벌받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과 자식들에게 좋지 않은 모습으로 내비칠까봐 두려워한다.

그리고 112에 신고를 해서 경찰에 도움을 받아도 가족 간 폭력이 범죄행위로써 가해자가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게 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었던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가정폭력은 부부싸움으로써 가정 내 문제로 치부하며 당사자 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안일한 생각에 경찰 등 제3자의 개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허나 가정폭력은 지속적, 반복적으로 발생하며, 세대 간 전이를 통해 폭력이 순환된다는 점에서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문제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유형이 매우 다양해지고 그 정도가 심화되어 폭력의 대상이 배우자나 가족구성원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친척 또는 지인에 대한 폭력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하여 더 이상 가정 내 문제로만 볼 수 없는 범죄이다.

우리 사회의 가정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가정폭력은 더 이상 한 개인의 문제로만 덮어둘 수 없는 사회적 범죄행위라는 것을 인식하고 피해자 본인의 적극적인 신고와 주위 사람들의 관심과 폭력에 대한 올바른 인식으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가정폭력을 예방하는 방법일 것이다. 우리 모두 가족의 소중한 의미를 되새겨보면서 모든 가정이 더 이상 폭력 없는 행복한 안식처가 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