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건 순경 = 서산경찰서 서부지구] 최근 7살 친딸을 때려 숨지게 하고 암매장한 뒤 5년 동안이나 이를 감췄던 40대 어머니가 경찰에 붙잡혔다. 또 얼마 전에는 부천에서 여중생 딸을 때려 숨지게 하고 미라 상태로 방치한 사건과 빌라에 감금돼 생활하던 11살 소녀가 아버지의 계속되는 학대와 굶주림을 피해 맨발로 탈출한 사건도 있었다.  

이제는 '엽기적'이라고도 할 수 없는, 많은 국민들의 공분을 자아낸 이 사건들 모두 장기결석 아동 전수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장기결석이 교육을 받아야 할 시기에 교육을 받지 못하는, 단순한 교육방치 이상의 문제임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 접수된 아동학대 사건을 보면 아동학대의 가해자 80%가량이 부모나 친인척이며 대부분 집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로 사망하는 아동의 수도 증가 추세인데, 가족을 소유물로 여기는 그릇된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체벌이라는 명목으로 가해지는 학대가 아이들을 죽음으로까지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가정 내 자식 살인이 우리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보편적인 현상이 됐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끔찍한 아동학대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경찰은 '학대전담경찰관'을 배치해 관내 학교와의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학교폭력 뿐만 아니라 장기결석 등 학대가 의심되는 아동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장기결석 아동에 대해서는 담임교사의 가정방문 뿐 만이 아니라 아동학대 피해 여부 등을 면밀히 점검, 각종 위험 요소에 대해 즉각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관련 부처와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 아동학대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면서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더 이상의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서 주위에 아동 폭력이 있는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