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난히도 많은 눈이 내리고 있어 주민들 나들이가 조심스럽기만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일부 골목길을 제외한 대부분의 도로는 제설작업이 원만하게 이뤄져 교통에 큰 불편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공동주택이 밀집된 소도로가 문제다.

내 집 앞 눈치우기는 몇 년 전부터 전국적인 캠페인을 통해 개선되었지만 공동주택이 밀집된 소도로는 여전히 위험지역으로 사고발생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본 기자는 14일 오전 9시 30분경 서산버스터미널에서 서산우체국으로 이어지는 소도로를 통행하면서 아찔한 순간을 몇 번 경험해야 했다.

차량통행이 많은 큰 도로는 물론 대부분의 소도로마저 제설작업이 이뤄져 빙판이 없는 반면 이곳은 유난히도 유리판처럼 빙판이 돼 보행자 뿐 아니라 차량통행에도 큰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었다.

더구나 이 도로는 동부시장과 버스터미널, 각 병(의)원 등을 이용하기 위해 많은 주민들이 통행하고 있는데도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관계로 빙판길로 변해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한다.

한 주민은 "이곳은 해마다 눈이 오면 주민들은 살살 긴다"며 상습빙판길임을 지적했다.

문제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위해 서산시청 당직 공무원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분명 서산버스터미널에서 충남예식장 가는 길로 장미연립, 현아빌라 등이 위치한 도로에 빙판이 심해 주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했는데도 당직 공무원은 "국도인지 시도인지 먼저 알아 봐야 한다"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했다.

이러고도 주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일한다며 주민의 세금을 축내고 있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이런 것 하나가 해 뜨는 서산시를 만들겠다고 동분서주하는 이완섭 서산시장의 선진행정에 빛을 바래게 하는 원인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이 도로가 국도였던 시도였던 간에 서산주민이 당장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한다면 우선 조치하는 것이 공무원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민원인의 호통 뒤에야 알아보고 조치하겠다고 한 것만이라도 다행이다.

눈이 내려 주변에 쌓였을 때 차를 타고 가는 사람에게 "큰길만 나가면 문제없어"라고 하는 것이 현재 서산시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인사말이다.

서산시 고위 공직자들은 이 인사말을 들을 때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해진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까 아님 본인들도 그런 인사말을 할까.

이 소리를 들을 때 가슴이 뜨끔함을 느끼는 공직자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본 기자의 간절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