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지역 경제가 말이 아니라고 한다.

저녁 9시만 넘으면 시장골목은 물론 번화가의 상가마저 불이 꺼져 사람 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 가 없다는 소리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타 도시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부러울 뿐이다.

그 첫 번째가 삼성전자가 경기도 평택에 15조6000억원 투자한다는 소식이다.

세계 최대 최첨단 반도체 라인을 건설하기 위해 총 85.5만평(283만㎡) 규모로 중 23.8만평(79만㎡)을 먼저 활용해 인프라 시설과 첨단 반도체 라인 1기를 건설할 계획으로 내년 상반기 착공, 2017년 하반기 완공 후 가동에 들어간다고 한다.

두 번째 부러운 소식은 에스오일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2017년까지 울산 온산공단에 5조원을 투자해 고도화시설 등을 지은 뒤 3조원을 추가 투입해 제2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더구나 에스오일은 서산시에 둥지를 틀기 위해 토지까지 매입해 놓은 상태에서 서산시를 버리고 울산광역시를 선택 몇 조원을 투자한다니 속이 쓰릴 정도다.

결국 서산시는 에스오일에게 땅 투기장 역할만 제공하는 꼴이 됐다.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는 주민들은 서산시가 진정 해 뜨는 서산시, 행복한 서산시가 될 수 있다고 믿을까.

서산시가 기업을 유치했다는 소식은 언제 들었는지 모를 정도로 침체된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유치했다고 언론에 도배질 했던 기업들이 첫 삽을 떳다는 소식은 감감무소식인데다 유치해 가동되는 기업들은 애초 예상했던 고용효과니 경제파급효과는 조족지혈(鳥足之血)로 헛구호가 되고 있어 서산시 행정에 대한 불신만 키워가고 있다.

이 뿐인가 현재 서산시에 자리를 잡기 위해 들어서는 기업들은 타 지역에서 쫒겨 나다시피 하는 환경오염원의 주범들이라는 소문은 충격을 주고 있다.

실제로 서산일반산업단지 내 입주한 몇 몇 기업은 대기오염은 물론 소음공해로 지역주민들의 밤잠을 설치게 하는가 하면 대산공단에 자리 잡은 몇몇 기업도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기업들이라 하니 서산시는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또 부러운 것이 있다.

인근 당진시는 대기업들이 지역농산물과 지역 토종기업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도록 권장하는 행정력을 펼치고 있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서산시는 어떤가.

대기업들이 어느 지역 농산물을 이용하고, 지역의 토종기업이 대기업에 무엇을 납품하는지 관심조차 없다는 소리는 지역 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하나 된 목소리다.

이 말에 대해 나름대로 해명하고픈 공무원도 있겠지만 실제 대기업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입을 닫을 수밖에 없다.

하나의 예로 서산시 성연면에는 농업 경영인들이 설립한 김치공장인 (주)서농유통(새댁김치)이 서산시 토종기업으로 자리한지 20년이 넘었다고 한다.

더구나 이 김치공장은 학교급식으로 김치를 납품할 정도로 위생, 맛 등에서 나무랄 데 없는데다 국내산 식재료만을 사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대기업인 삼성토탈, LG화학, 롯데케미컬, 현대오일뱅크, 현대파워텍, 현대다이모스 등 대기업은 이 공장에서 김치 한쪽 사먹지 않는다고 하니 이러고도 서산시가 지역 업체를 위한다고 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어디 김치뿐이겠는가.

이쯤에서 서산시 공무원들에게 한 마디 하고 싶다.

대기업에 내 자식, 내 지인을 입사시키기 위해 고개를 숙일 것이 아니라 진정 지역주민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의 목줄을 쥐고 흔드는 강력한 행정력을 펼쳐달라고 말이다.

대기업의 CEO들에게도 당부한다.

지역에 자리 잡아 환경오염을 일으키며, 부를 쌓고 있다면 제 식구 감싸기도 좋지만 지역민을 위해 지역 업체를 위해 문을 여는 경영을 펼쳐보라고 말이다.

김치 값이 몇 푼 된다고 그룹계열사에 맡겨둔 채 지척에 있는 지역 업체에 대해선 나 몰라라 한단 말인가. 대기업으로서 부끄러운 줄 알았으면 한다.

아울러 서산시를 이끌어가는 공무원들은 더 이상 주민들이 타 지자체의 행정으로 부러움을 사지 않도록 발전적인 행정력을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