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나의 고향
시민기자 최창배
임종복 기자입력 : 2013. 07. 08(월) 15:39
창밖에선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꾸준히 내린다.
오늘 따라 나의 기분은 울적하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충동감이 일었다.
아마도 찌는 듯 더운데다 비까지 내리는 까닭도 있었겠지만, 그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마음이 순간적으로 내 모든 것을 지배했기 때문이기도 하리라.
창가로 다가간다.
어두침침한 하늘, 연신 내리는 비, 무언가가 튀어나올 것 같은 그것들이 내 모든 것을 대변해주는 것처럼 보였다.
어딘가를 응시하는 듯 하다 초점 없는 얼마동안의 빗줄기를 쫒다 얼마 전에 다녀온 우리 아버지 어머니를 합장한 산소가 생각났다.
오남 사녀 중 여덟 번째로 태어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모든 애 . 경사는 물론, 동네의 대 . 소사를 아버지를 대신해 먼 길 마다않고 꼭 챙겨온 나였다.
고교졸업 후, 대학에 입학했을 즈음에 돌아가셨기에 정말 아쉬운 순간들이었다.
좋은 꼴 보여드리지 못해서 한이 맺혀 그저 죄스러울 따름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늘 부모님과 함께했기에 더욱 그랬다.
다른 형제들은 호구지책을 위해 모두 흩어져 파편처럼 살았지만, 나와 내 동생만큼은 아버지와 어머니와 같이 살았기에 더욱 그랬는지 모른다.
나는 지금까지 부모님 살아계실 때부터 지금까지 열두 번을 이사 다녔다.
심지어 큰 형이 군에 안 갈려고 도피하는 바람에 섬에까지 가서 일 년정도 살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래서 초등학교도 아홉 살에 입학했다.
이사를 자주 다녀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 고향도, 초동친구도 없다.
그곳에 가면 가는대로 적응하고, 전학가면 그저 그냥 사귀고, 싸우고, 노닐고, 어우르고 그랬다.
하지만 그래도 아주 어렸을 때의 기억은 남아, 이택호라는 친구는 생각이 난다.
조그많고, 공부 잘하고, 배려심 많은 친구였다.
그래서 그때의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지금의 부모님산소가 있는 곳이 유일한 내 고향이다.
또한, 나의 생가(?)가 있는 곳이다.
그래도 그 곳에서의 풍경이 생각나고, 고달픔과, 애틋함과, 외로움을 달래던 그 곳이 유일한 나의 추억이 서려있는 곳이었다.
바로 윗집에는 큰 아버지가 살고 있던, 커다랗고 늙은 감나무가 몇 그루 서 있고, 곳간에는 볏가마가 빼곡히 차있었고, 머슴들 서 넛이서 마당 쓸고, 물 길어오고, 농사짓던 모습들이 기억난다.
우리 아버지는 끼니조차 때우기도 힘들었지만, 큰 아버지는 제법 그 근처에서는 떵떵거리며 부유하게 살았다.
그래도 아버지한테는 논 몇 마지기는커녕, 쌀 몇 톨도 주지 않는 노랭이였다.
보리죽만 먹다가 행여 손님이라도 와서, 쌀을 얻으러 가면, 곰방대로 쌀이 있는 곳을 가리키며 거기 쌀 한 되 있으니 가져가라는 식으로 거만하게 굴었다.
나는 울화통이 터졌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마치 이웃사람 보다도 못한 취급을 했다.
현대판 흥부와 놀부 같았었다. 그러던 큰 아버지는 형제를 두었으나, 모두 그늘막에 가두어 세상에 어떻게 변하는지 모르는, 그야말로 우물 안의 개구리를 만들어 현재 그 사촌형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며 살고 있다. 어디에서 사는지조차 모르고...
"우리 집이 천 냥이면, 이웃은 만 냥"이라는 말을 전혀 모르고 살아왔던 것이다.
하물며 동기간인데도... 우애도 없고 정도 없이 살아온 우리 아버지만 한 없이 불쌍했지만 성실하고, 올곳게만 살아오신 우리 아버지를 나는 정말 존경한다.
그 시절, 뻐꾸기가 한 없이 울어대고, 철따라 피고 지던 꽃 들이 지금도 그리운 것을 보면, 그래도 그 곳이 내 고향 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사초 할 때나, 명절 때에 꼭 가지만,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 내 어린 시절의 잔영이 그대로 비춰지고, 파노라마처럼 떠오르는 곳이 바로 그 곳이다.
아무 계절이나 상관없다.
시간 날 때마다 찾아가지만, 갈 때마다 푸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슴결이 살아있기에 느껴지는 진정한 감정과 끈적한 정이랄까?
세상은 그대로지만, 사람이 바뀌어가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때론 서러움에 북받쳐 울어도 보고, 고향이 있다는 것에 대한 행복감에 젖어 보기도 한다.
지금의 세태는 어떤가.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등지고 있다.
자녀의 교육을 위해, 좀 더 나은 삶의 영위를 위해, 새벽 같이 일어나 삶의 일터로 향하는 그들, 오직 돈벌이만을 위해 급급해하며 삭막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러나, 그들의 마음 한 구석에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고이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고향을 외롭게 만들지 말자. 고향이 없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고마운 내 고향을 더욱 더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더 이상은 고향이 없는 외로운 사람들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창 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다.
오늘 따라 나의 기분은 울적하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충동감이 일었다.
아마도 찌는 듯 더운데다 비까지 내리는 까닭도 있었겠지만, 그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마음이 순간적으로 내 모든 것을 지배했기 때문이기도 하리라.
창가로 다가간다.
어두침침한 하늘, 연신 내리는 비, 무언가가 튀어나올 것 같은 그것들이 내 모든 것을 대변해주는 것처럼 보였다.
어딘가를 응시하는 듯 하다 초점 없는 얼마동안의 빗줄기를 쫒다 얼마 전에 다녀온 우리 아버지 어머니를 합장한 산소가 생각났다.
오남 사녀 중 여덟 번째로 태어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모든 애 . 경사는 물론, 동네의 대 . 소사를 아버지를 대신해 먼 길 마다않고 꼭 챙겨온 나였다.
고교졸업 후, 대학에 입학했을 즈음에 돌아가셨기에 정말 아쉬운 순간들이었다.
좋은 꼴 보여드리지 못해서 한이 맺혀 그저 죄스러울 따름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늘 부모님과 함께했기에 더욱 그랬다.
다른 형제들은 호구지책을 위해 모두 흩어져 파편처럼 살았지만, 나와 내 동생만큼은 아버지와 어머니와 같이 살았기에 더욱 그랬는지 모른다.
나는 지금까지 부모님 살아계실 때부터 지금까지 열두 번을 이사 다녔다.
심지어 큰 형이 군에 안 갈려고 도피하는 바람에 섬에까지 가서 일 년정도 살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래서 초등학교도 아홉 살에 입학했다.
이사를 자주 다녀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 고향도, 초동친구도 없다.
그곳에 가면 가는대로 적응하고, 전학가면 그저 그냥 사귀고, 싸우고, 노닐고, 어우르고 그랬다.
하지만 그래도 아주 어렸을 때의 기억은 남아, 이택호라는 친구는 생각이 난다.
조그많고, 공부 잘하고, 배려심 많은 친구였다.
그래서 그때의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지금의 부모님산소가 있는 곳이 유일한 내 고향이다.
또한, 나의 생가(?)가 있는 곳이다.
그래도 그 곳에서의 풍경이 생각나고, 고달픔과, 애틋함과, 외로움을 달래던 그 곳이 유일한 나의 추억이 서려있는 곳이었다.
바로 윗집에는 큰 아버지가 살고 있던, 커다랗고 늙은 감나무가 몇 그루 서 있고, 곳간에는 볏가마가 빼곡히 차있었고, 머슴들 서 넛이서 마당 쓸고, 물 길어오고, 농사짓던 모습들이 기억난다.
우리 아버지는 끼니조차 때우기도 힘들었지만, 큰 아버지는 제법 그 근처에서는 떵떵거리며 부유하게 살았다.
그래도 아버지한테는 논 몇 마지기는커녕, 쌀 몇 톨도 주지 않는 노랭이였다.
보리죽만 먹다가 행여 손님이라도 와서, 쌀을 얻으러 가면, 곰방대로 쌀이 있는 곳을 가리키며 거기 쌀 한 되 있으니 가져가라는 식으로 거만하게 굴었다.
나는 울화통이 터졌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마치 이웃사람 보다도 못한 취급을 했다.
현대판 흥부와 놀부 같았었다. 그러던 큰 아버지는 형제를 두었으나, 모두 그늘막에 가두어 세상에 어떻게 변하는지 모르는, 그야말로 우물 안의 개구리를 만들어 현재 그 사촌형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며 살고 있다. 어디에서 사는지조차 모르고...
"우리 집이 천 냥이면, 이웃은 만 냥"이라는 말을 전혀 모르고 살아왔던 것이다.
하물며 동기간인데도... 우애도 없고 정도 없이 살아온 우리 아버지만 한 없이 불쌍했지만 성실하고, 올곳게만 살아오신 우리 아버지를 나는 정말 존경한다.
그 시절, 뻐꾸기가 한 없이 울어대고, 철따라 피고 지던 꽃 들이 지금도 그리운 것을 보면, 그래도 그 곳이 내 고향 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사초 할 때나, 명절 때에 꼭 가지만,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 내 어린 시절의 잔영이 그대로 비춰지고, 파노라마처럼 떠오르는 곳이 바로 그 곳이다.
아무 계절이나 상관없다.
시간 날 때마다 찾아가지만, 갈 때마다 푸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슴결이 살아있기에 느껴지는 진정한 감정과 끈적한 정이랄까?
세상은 그대로지만, 사람이 바뀌어가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때론 서러움에 북받쳐 울어도 보고, 고향이 있다는 것에 대한 행복감에 젖어 보기도 한다.
지금의 세태는 어떤가.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등지고 있다.
자녀의 교육을 위해, 좀 더 나은 삶의 영위를 위해, 새벽 같이 일어나 삶의 일터로 향하는 그들, 오직 돈벌이만을 위해 급급해하며 삭막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러나, 그들의 마음 한 구석에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고이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고향을 외롭게 만들지 말자. 고향이 없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고마운 내 고향을 더욱 더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더 이상은 고향이 없는 외로운 사람들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창 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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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복 기자 imjbpr@naver.com
임종복 기자 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