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우 - 박춘석 작사, 곡 패티김 노래
가슴속에 스며드는 고독이 몸부림 칠 때/갈길 없는 나그네의 꿈은 사라져 비에 젖어 우네./너무나 사랑했기에 너무나 사랑했기에/마음의 상처 잊을 길 없어 빗소리도 흐느끼네/너무나 사랑했기에 너무나 사랑했기에/마음의 상처 잊을 길 없어 빗소리도 흐느끼네.

가요가사를 가끔 정리하다보면 우리네 이야기를 노래한 것이 많기도 하다. 때론 가사에 웃음이 터지기도 하고 추억에 젖어들게 만드는 노래도 많다. ‘그래’ 하고 맞장구치는 가사도 많다.

그래서 대중가요라 부르는가 보다. 때론 마음에 닿는 가사들이 감성을 자극한다. 또 시를 가지고 곡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잘 부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음정이 내게는 어려워(?) 듣기만 좋아하는 노래도 많다.

패티김이 부르는 초우는 대학교 2학년 때 교내방송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때 어쩌면 그리도 마음을 파고드는지 절로 눈물이 맺히기도 했다.

절실한 사랑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기막힌 사연을 가진 때가 아니었는데도 그랬다. ‘아’하는 감탄을 연신 내뱉으며 꼼짝 않고 다 들었다.

어느 날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데 아주 슬픈 노래가 들려왔다. 가사의 뜻은 전혀 모르지만 슬픈 음정에 매료되어 한 정거장을 더 갔다. 물론 가수와 제목은 아주 뒤늦게 알았다. 그때는 나나무스꾸리의 목소리에 매료되어서 한참 듣고 있었던 때라 그녀가 부르는 ‘돈데보이(Donde Voy)’로 알았다.

그 이후로 대중가요의 가사가 좋아서 가사만 적어보기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가끔은 멜로디가 귀에 착 달라붙으면 가사를 찾아 정리해 보기도 한다. 또 지인이 가사만 모아서 보내주기도 했다.

4학년은 교생실습을 가야하기에 3학년 때 졸업여행을 가게 되었다. 제주도에 도착한 첫날은 날씨가 좋았지만 여행 다니는 동안 비가 우리를 따라다녔다. 그런데 기사님이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였다. 여러 곡이 테이프에 들어있었지만 그 노래만 들었던 기억이 난다.

세월이 지나서 어느 봄날, ‘봄날은 간다’ 를 들었다. 더 많은 세월이 지나서 다시 들었을 때는 다른 감정으로 가사가 마음을 파고들었다. 내가 맛깔스럽게 부르기에는 어려운 노래지만 들려주고 싶은 분들이 있어서 배웠다.

가사에 감정을 담은 노랫말들은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그것은 감정의 공통점이 있어서 그렇다. 지인들과 모여 노래방이라도 가게 되면 지인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공통의 감정을 찾아보기도 한다. 그래서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만드는 매력이 있다.

아이들과 독서 수업을 하다보면 가끔 아이들이 내게 말한다. ‘저 선생님 이쁘다.’ ‘선생님, 안아주세요.’ ‘선생님, 좋아요.’ 등을 말할 때가 있다. 난 예쁘지 않다, 그렇다고 못생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나 자신만의 당당한 기준을 가지고 산다는 교만함(?)이 있기 때문이다. 개그맨 정종철이 고등학교 때까지 자신의 생김새에 대한 개념이 없었단다. 그 이유는 그때까지 마을 주변의 사람들이 친인척 관계라 자신과 같았기 때문이란다.

아이들이 왜 이런 말을 할까 하는 생각을 곰곰이 해보았다. 결론은 내가 읽어주는 짧은 동화에 나와 아이들이 공통의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내가 예뻐 보일밖에.

지인에게 ‘봄날은 간다’ 가사를 주었더니, ‘봄날은 온다’는 노래는 없냐는 반문이다. 봄을 맞이하면서 소소했던 한자락의 추억을 떠올려 본다. 이번 봄에는 새로운 노랫말의 매력에 빠져보련다.

임종복 기자 imjbpr@naver.com 임종복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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