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勇氣)란 ‘굳세고 씩씩한 기운’으로 국어사전의 의미이다. 나는 진정 어디까지(?) 용기 있는 사람일까라는 생각을 했을 때가 있었다.

미국의 작가 캐런 헤스가 지은 『크라신스키 광장의 고양이들』이라는 그림동화가 있다. 2006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픽션 부문에서 라가치 상을 받은 작품이다. 픽션은 허구로 만든 소설이나 이야기이다.

《주인공 소녀는 유대인 강제 거주 지역을 탈출할 때 입었던 누더기 옷과 팔띠는 태워버리고 폴란드 사람처럼 살아가는 소녀이다. 그 소녀는 허물어진 담장에서 사는 고양이들을 돌본다.

어느 날 소녀의 언니 미라가 유대인 강제 거주 지역 안에 몰래 음식을 넣어주려는 계획을 알려 주었다. 언니의 친구들이 가방 안에 빵과 밀가루와 설탕을 채워서 가져오기로 했다. 그런데 기차가 바르샤바로 오던 날, 게슈타포들이 그들의 계획을 알고 잡으려한다는 것을 언니 친구 아리크 오빠가 말한다.

그래서 소녀와 언니, 언니 친구와 오빠들은 가방 안에 고양이들을 하나씩 바구니에 넣었다. 드디어 기차가 도착하고, 사냥개들이 사납게 짖으며 설탕과 빵과 밀가루 냄새가 나는 사람들에게 무섭게 달려갔다. 하지만 개들이 그들을 덮치기 전에 고양이들이 나타나 기차역을 혼란에 빠뜨린다.

그래서 무사히 음식은 빼돌려져 유대인 강제 거주 지역 안으로 사라진다.》
1939년 9월 말,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자마자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와 그 근처에 살던 유대인들을 작은 도시에 모두 가두었다. 질병과 굶주림으로 많은 유대인들이 죽어 갔다.

1942년 7월 독일은 바르샤바의 유대인들은 다른 강제 수용소로 옮겨 가혹하게 죽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1943년 4월 바르샤바 강제 거주 지역 전사들과 마지막 전투가 시작 되고 40여 넘게 그들은 맞서 싸웠다. 그들은 죽을 때까지 독일군과 싸웠다.

강제 거주 지역 안에 있던 유대인들이 모두 죽은 것은 아니었다. 폴란드 사람으로 위장하고 살던 수백 명의 유대인들이 피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 후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독일군이 저지른 만행을 폭로한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역사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작가는 2차 대전 중 바르샤바의 기차역에서 고양이들이 게슈타포들을 골탕 먹인 기사를 읽고서 여러 자료를 수집해서 지은 책이다.

작가의 이야기가 지금은 전혀 다른 정서에서 자라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감동을 주고 있다. 나 역시 작가의 탁월한 솜씨에 감탄을 할 수 밖에 없다.

소녀는 고양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일 외에는 먹을 것을 주지 못한다. 아마도 전쟁 중의 고양이들은 귀찮은 존재일 것이다.

하지만 슬픈 유대인들을 돕는 일에 고양이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세상에서 쓸모없는 존재는 하나도 없다. 아슬아슬하게 살아가는 소녀에게 고양이는 큰 위로가 된 것이다.

전쟁은 참으로 비극이다. 따뜻하게 살아야 할 고양이들도 버려지고 사람도 버려지고 죽임을 당하는 비극은 없어야 할 것이 전쟁이다.

하긴 동물들이 살 수 없는 땅은 사람도 결코 살아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아이들에게 이 책을 다 읽어주고 나면 여기저기서 ‘아하’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다 표현하지 못하는 감동을 표현이기 때문이다.

새해가 벌써 한 달이 다 지났다. 쏜 화살이라는 말이 실감이 간다. 소통과 정서의 교감으로 더없이 행복한 2013년이 되기를 다시 한 번 소망해 본다.

임종복 기자 imjbpr@naver.com 임종복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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