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온통 햇빛만 가득하다면/우리 얼굴은/시원한 빗줄기를 한 번 더/느끼길 원할 겁니다.//세상에 늘 음악 소리만 들린다면/우리 마음은/끝없이 이어지는 노래 사이사이/달콤한 침묵이 흐르기를 갈망할 겁니다.//삶이 언제나 즐겁기만 하다면/우리 영혼은/차라리 슬픔의 고요한 품 속/허탈한 웃음에서 휴식을 찾을 겁니다.』하늘에 온통 햇빛만 가득하다면 - 헨리 밴 다이크

미국의 유명한 설교자이며, 수필가이자 시인으로서의 명성을 얻었고 1913년 타이타닉 호의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사를 쓴 헨리 밴 다이크(Henry van Dyke, 1852~1933)의 시이다.

일본 작가 이와카와 나오키의 ‘좀 다를 뿐이야’라는 책으로 수업을 하고 있는 학교가 있다.

책의 내용 중에 모두 똑같은 얼굴이고 성격도 이름도 같다면 없는 것과 같다고 한다. 느낌이 같으면 새로운 음악이 없고, 속도가 같다면 달리기는 행진하는 거라며 몇 가지 더 예로 들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얘들아, 정말 세상이 모두 다 똑같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라고 물어보았다.

대답은 다양했다. 그리고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듣는 순간 빨리 생각을 못했지만 난 그 말에 고개를 크게 끄덕여 주었다.

귀엽게 약간 통통하고 검은 뿔테 안경에 재치있는 대답을 잘하는 여자 아이였다. 수업시간이면 늘 성실하고 나름대로 열심을 보여주고 있다.

모두 같다면 부끄러울 것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미인의 기준도 미남의 기준조차도 아예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장점도 단점도 같을 것이다.

‘전쟁이 없을 것 같아요.’ 싸울 일이 일단 없을 것이다. 모두 같으니 가지고 있는 것도 똑같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말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조금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서로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와 아픔을 주는지 모른다. 서로에 대한 인정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다시 물었다. ‘틀리다와 다르다.’는 어떻게 다를까 하고 물어 보았다. 아이들은 틀리다고 하면 ‘싸워요’하는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은 표현하지 못하는 확실한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응, 그래 너하고 나하고 좀 다르니까 좋은 합일점을 찾자’ 이 말을 하기가 굉장히 힘들다.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많기 때문이다.

다른 것을 틀리다고 말하지 말고 조금 달라서 그렇구나 하고 인정하고 살면 ‘오해’라는 단어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나하고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편견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그대로 보고만 있어도 그 자체로 무척 아름다운 계절이 가을이다. 세 계절을 성실하게 보낸 결실의 때이다. 봄과 여름이 다르고 겨울도 달랐다. 하지만 이 계절들이 가을을 위해 보내고 있었다.

따스함으로 때론 모진 비바람과 눈보라가 있었다. 그 모든 계절을 지나며 가을을 기다린 것이다.

우리네 인생도 이렇게 다양한 삶의 과정을 보내고 있다. 그 과정을 성실하게 보낸다면 그리고 서로를 인정하는 삶을 살아간다면 결실의 때에 풍성한 상을 받을 것이다.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된 삶의 과정이다. 늘 감사할 뿐이다. 삶을 그리워하고 기대하면서 한바탕 즐겨야겠다.

임종복 기자 imjbpr@naver.com 임종복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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