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혼자 최고 잘난 늑대’는 네 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프랑스의 동화작가 오리안느 랄르망이 지은 그림동화의 제목이다.

그리고 옮긴이 허경회는 ‘저 잘났다고 되게 으스대지만 사뭇 외롭고 힘든 꼬마 늑대들을 위하여’라는 글을 달았다.

이 대목에서 아이들과 자주 생활하고 있기에 ‘큭큭’ 하고 웃음이 터졌다. 그리고 수업을 하기 전에 ‘너희들이야. 잘 들어봐.’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의문 가득한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주인공 저 잘난 늑대는 거울을 보며 자신이 잘났다고 우쭐댄다. 그때 세상에서 가장 못된 늑대를 뽑는 대회가 열리는데 우승은 당연히 자신의 차지라 장담한다. 우승의 조건은 힘세고, 날쌔고, 약삭빠르고, 성질이 고약한 건 기본인 대회다.

첫 번째 시합은 통나무 들어올리기인데 아주 쉽게 1등을 차지한다. 두 번째 경기는 숲을 다섯 바퀴 돌아오는 달리기 시합이다. 그때 저 잘난 늑대는 1등으로 달려가는 알프레드 늑대의 발을 슬쩍 걸어 넘어지게 해서 당연히 1등을 한다.

세 번째 시합은 닭장에서 달걀 세 개를 훔쳐오는 경기이다. 그런데 서두르다가 자신의 달걀이 깨진다. 그래서 발랑틴 늑대가 비아냥거리자 발랑틴의 달걀을 홱 낚아채 달아나 1등을 한다.

마지막 시합으로 ‘누가 가장 성질이 고약한지를 겨루는…… 이기려면……’ 부엉이 말이 마치기 전 모든 늑대들이 경기를 거부하고 떠나버린다.

부엉이 또한 ‘네가 이걸 받을 자격이 있는 건 결코 아니야.’하고 트로피를 내 던지고 날아가 버린다.

그래도 저 잘난 늑대는 우승했다고 까불대다가 그만 길을 잃고 어두운 밤길을 헤맨다. 그리고 딱딱 거리는 소리에 놀라서 기도 펴지를 못한다. 스스로를 최고이고 빠르다고 위로하지만 그래도 무서움에 떤다.

밤이 깊어 가자 찬 구덩이에 앉아 저 잘난 늑대는 곰곰이 하루 동안의 일을 생각하자 부끄러운 짓이었음을 깨닫는다.

그런데 날이 밝아오고 여럿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그것이 어제 저 잘난 늑대에게 1등을 뺏긴 늑대들이었다.

저 잘난 늑대가 하는 반성의 말에 “하지만 그래도 우린 모두 너를 좋아해.” 하고 말을 한다. 그러면서 작가는 ‘세상 모든 늑대들이 함께 나눌 만한 이야기야 그렇지 않니?’하고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늑대가 못된 성격이었는데 구덩이에 빠지고 착해졌다’고 말한다. 우승의 조건이 가장 못된 늑대이지만 반칙을 했기 때문에 나쁘다고 말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자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니 이 경쟁 속에 살아가는 한 그렇게 생각한다. 남들이 보기에는 반칙인데 자신은 아니라는 절대적인 착각 말이다.

생태학적으로 늑대의 의리와 사회성은 가장 뛰어난 동물 중 하나이다.
가장 못된 늑대를 뽑는 대회인데도 반칙을 허용하지 않는 대회였다. 이상한 상황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충분히 설득력 있게 다가가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무언가 심각하게 생각하는 표정들이다.
글로서 말로서 표현을 하지 못하지만 아이들은 게임은 정당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있었다.

온갖 반칙을 사용해 우승한 늑대였고 까불었지만 외롭기 그지없는 구덩이라는 상황에 몰린다. 정정당당하게 승부해도 외로움이 밀려온다. 화려함 뒤에 있는 고독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버리기도 하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했지만 함께 즐거움을 누려야 할 친구를 모두 잃어버린 것이다. 슬픈 구덩이에서 자신을 깨닫고 어둠이 걷히자, 자신에게 당했던 늑대의 친구들이 저 잘난 늑대를 구해준다.

이 땅을 살아가는 어린 늑대든 다 자란 늑대든 한 번쯤은 자신을 돌아다보아야 할 이야기이다.

임종복 기자 imjbpr@naver.com 임종복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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