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ctn]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한 채 구시대적 관광행정을 펼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32개의 해수욕장이라는 진기록을 가지고 있는 태안군의 모습이다.

선진 관광문화로 변화가 이뤄져야 하지만 태안군의 현 모습은 몇 십년 전 그 모습 그대로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태안군에 위치한 대다수의 해수욕장은 피서객들을 여름 한 철 '봉'으로 여긴다.

초입부터 주차요금, 자릿세, 평상이용요금, 텐트설치비, 샤워비 등을 받아 챙겨가는 번영회 등 지역주민들의 등살에 기분 좋은 피서는 벌써 물 건너가게 된다.

문제는 이 같은 일이 해마다 거듭되고 있는 상황에서 태안군의 행정은 변화하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주민의 혈세로 삶을 영위하는 공직자라면 인근지역 해수욕장을 한번 다녀와 관내 해수욕장과 무엇이 다르고 어떤 시설로 피서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지를 볼 법도 하다.

그런데도 틀에 박힌 구시대적 행정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번영회나 지역주민에게 떠맡기는 어처구니없는 행정을 펼치고 있다.

하기야 명품 해양관광 휴양지를 지향하는 진태구 군수마저 지난달 24일부터 소원면 구름포해수욕장을 시작으로 의항, 방주골, 천리포, 만리포 등 30일까지 차례로 방문해 해수욕장 번영회와 대화의 시간까지 가지면서 그들이 피서객들로부터 받고 있는 각종 사용료에 대해 묵인해 주는 행정력을 펼쳤으니 그 밑에서 일하는 공직자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싶다.

진정 진 군수가 명품 해양관광지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이들 번영회나 지역주민들에게 피서객들에게 가장 시급한 시설이 무엇이고, 이들이 편안하게 쉬었다 가면서 번영회나 지역주민들에게 이득이 돌아갈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행정력을 펼쳐야 했다.

이런 행정력도 보여주지 못하면서 각 해수욕장을 방문하면서 번영회 측과 지역주민을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모르겠기에 전시행정이라는 비난을 사게 되는 것이다.

사계절 관광객들로 붐비는 해수욕장을 가보면 지역주민 모두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그 해수욕장에 설치된 편의 시설하나하나는 관광객들이 부담 없이 사용하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데 그 해답이 있다.

한 예로 같은 서해안 해변에 자리 잡은 대천해수욕장과 춘장대해수욕장 등을 방문했던 한 태안군 주민은 태안관내에 위치한 해수욕장들과의 각종 시설차이에서 소외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또 태안군 공무원들은 이곳 해수욕장을 단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는가라고 했다.

한번이라도 이곳 해수욕장을 방문해 피서객들을 위해 갖춰진 시설을 보았다면 태안군에도 이 같은 시설을 갖춰놓지 않았겠나 싶어서 하는 애기일 것이다.

관광태안이라는 말이 부끄러울 뿐이다.

이제 태안군도 번영회 등 지역주민들이 여름 한 철에 피서객들의 잔돈푼을 뜯어내기 위해 부릅뜬 눈으로 피서지를 누비지 않도록 긴 안목의 선진문화 행정을 펼쳐야 한다.

아울러 명품 관광해양휴양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진태구 군수부터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진 군수는 이 대목에서 지나쳐서는 아니 될 것이 있다.

본인처럼 경제적으로 여유로워 매일 이용하다시피 하는 리조트 등의 명품 화 시설확충이 문제가 아니다.

해변을 찾는 누구라도 부담 없이 돗자리 한 장 깔고 앉아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