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香遠益清(향원익청)

아동문학가 김진경

임종복 기자입력 : 2012. 06. 27(수)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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予獨愛蓮之出淤泥而不染 (여독애련지출어니이불염)
濯清漣而不妖 (탁청련이불요)
中通外直不蔓不枝香遠益清(중통외직 불만부지향 원익청)
(송나라 유학자 주돈이의 ‘애련설’ 中)
나는 유독, 진흙에서 나왔으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고 출렁이는 물에 씻겼으나 요염하지 않고, 속은 비었고 밖은 곧으며, 덩굴은 뻗지 않고 가지를 치지 아니하며,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고.

향원익청은 ‘향기가 멀리까지 퍼지는데, 그 향기가 더욱 맑다’라는 뜻으로
‘군자의 덕행이 오래도록 은은하게 전해지는 것’을 비유하고 있다.

이 말은 송(宋)나라의 유학자인 주돈이가 지은 '애련설(愛蓮說)'에서 유래했다.
모든 향기는 시간이 지나면 엷게 남아지던지 아예 사라져 버리고 만다. 특히나 고약한 냄새는 오래 시간 사람을 괴롭힌다.

향기가 멀리 가는데 그 향기가 더욱 맑아질 수는 없다. 하지만 주돈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의 향기를 말하고 있다.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꼭 맞는 말이다. 향기로운 사람은 그 향기가 오래 간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사람은 없다.

그래서 무엇인가에 대한 평가를 할 때 자신이 겪어보아야 그것에 대한 진실한 평가를 할 수 있다. 편견과 오해를 가진 평가는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상처만 남는 결과가 된다.

연못 주변을 맴돌며 연꽃을 노래하던 그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는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를 맡으며 서 있다. 그리고 눈을 감고 자신의 괴로운 마음을 떨치려 고개를 저을 것이다.

그러다가 문득 저 향기처럼 은은하게 사람을 감동시키는 사람은 누구일까 하고 의문을 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도 연꽃의 향기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까.
비약한 생각일 수도 있을 것이다. 가끔 아이들과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이 비약적인 생각을 하면 ‘드라마 너무 많이 봤으니 그만 봐라’ 하기도 한다.

향수를 오래 맡지 못해서 전혀 향수를 사용하지 못한다. 유독 냄새에 예민하게 반응될 때가 있다. 그러면 그 좋은 향기도 머리가 아파지며 좋은 않은 부작용을 일으킨다.

그렇지만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과 그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사람의 향기는 평생을 두고 맡아도 부작용이 전혀 없다. 오히려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으니 행복한 일이다.

때때로 진흙 같은 세파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의 향기를 잃지 않는 사람을 보고 있을 때면 자꾸만 작아지는 느낌이 든다. 닳고 닳아야 살 수 있는 세상 속에서 계산도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하지 않는 다는 위로를 얻는다.

속은 비었지만 꼿꼿한 그 자태는 곱다. 겸손한 사람이 더욱 고개를 숙이는 법이다. 아무런 욕심이 없는 단아한 사람이 아닐까. 결코 남에게 해를 끼치지도 않는다.

지친 세파지만 맑은 마음을 잃지 않고, 겸손해서 늘 머리를 숙이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그러면 나도 연꽃의 자태와 품성과 향기를 그나마 한 자락이라도 가지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