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통신 역사중 가장 원초적 형태의 하나인 솟대는 인간과 하늘과의 통신을 위한 안테나 역할을 했다. 이후로 용고, 봉수, 파발, 우역, 충무연이라 불리는 신호연까지 근대이전의 통신 발달단계를 거쳐 서신에 우표사용이 등장했다.

근대이전의 통신인 용고, 봉고, 충무연은 국가의 위기상황을 알리고 전투에서의 진군과 후퇴를 알리는 통신의 수단으로 사용됐고 파발과 우역은 문서와 사람이 직접 전달하는 과정을 거쳐 보안유지가 쉽기 때문에 군사정보 전달이나 행정 전용수단으로 활용됐다.

이와 달리 근대통신은 1840년 영국의 Rowland Hill에 의한 우표사용과 1845년 S.F.B Morse에 의한 전보의 실용화, 1876년 A.Graham Bell에 의한 전화의 발명으로 통신의 대중화에 기틀을 이루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근대통신은 1884년 홍영식에 의해서 한성의 우정총국과 인천 우정분국 간의 우편업무를 개시하면서 시작됐다.

우리나라 통신 산업은 1898년 전국에 임시우체국을 설치하고 일제에 의해 1905년 통신권을 박탈당해 암흑기를 맞았지만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체신부가 탄생하는 역사가 시작됐다.

1950년 6.25 전쟁으로 우편사업은 또 한번의 시련을 겪었지만 1960년 우편법 공포, 1970년 세계 15번째 우편번호부 실시, 1979년 EMS 국제특급 실시 등으로 질적·양적 향상과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으며, 2000년 우정사업본부 출범 이후 첨단 IT를 기반으로 한 세계 최고 우편물류시스템인 포스트넷을 구축하고 OECD 국가 중 저렴한 요금으로 국민에게 보편적 우편서비스를 제공하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하지만 최근 급속한 통신발달로 이어져 정보와 사인간의 글들이 이메일과 무료문자서비스를 통해 신속히 전달되면서 우편사업은 우정청의 또 다른 암흑기를 암시해 주고 있다.

현재 우정청의 우편업무는 관공서의 전보와 등기, 과태료와 세금 및 신용카드 청구서 등의 업무로만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연인이 주고받았던 사랑고백의 편지, 군부대에서 보내는 부모님전상서 또는 위문편지 등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개인의 자필이 담긴 한글채의 다양성과 마음속의 다양한 표현들이 짧은 문자와 유무선 통신으로 대체되면서 갑신정변(1884년)이후 역사와 함께해 온 우편서비스는 보전이 절실한 때인듯 싶다.

울고 웃고 행복해 했던 한통의 편지이야기는 이제 자취를 감춘 옛 추억으로 간직하기 보다는 부모님께, 친구와 연인에게, 혹은 은사에게 편지로 삶의 이야기를 엮어 다가가는 새로운 이벤트를 1년에 4번? 또는 한 달에 한번 정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벌거벗은 산천의 모든 만물이 소생하고 들녘과 산천에는 푸르름에 생동감에 넘쳐나는 봄을 맞이한 것처럼 한통의 편지로 2012년 우리 가슴속에 따뜻한 봄을 알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김석중 태안우체국장]

이재필 기자 jefeel2@naver.com 이재필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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