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국민생명보호를 위한 소방관들의 작은 정성

송동헌 지방소방사(부석119안전센터)

가금현 기자입력 : 2012. 04. 06(금)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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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동헌 지방소방사

'you go, we go'(죽어도 살아도 함께 가자) 영화 '분노의 역류(back draft, 1991)'에 나오는 대사다. 화재현장에서 발을 헛디뎌 난간에 매달린 동료소방관을 구하러 달려든 또 다른 소방관의 외침이다. 물론 영화의 한 장면일 뿐이지만 이처럼 위험하고 촌각을 다투는 화재현장에서 소방관들의 끈끈한 동료애와 협동심을 잘 나타내주는 말이 또 있을까 싶다.

소방관들은 각종 재난현장에서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인명과 재산은 물론 동료를 보호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재난현장에서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재난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사전에 대비가 우선 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이 문제를 두고 소방당국의 수많은 회의에 회의를 거쳐 태어난 것이 지금 우리가 수행 중에 있는 '국민생명 보호정책'이다.

예측 불가능한 화마와의 치열한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런 세부적인 정책이 큰 도움이 된다. 무릇 전투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진적, 적극적 개념이지만 우리가 수행하는 이 전투는 인명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대비하는 예방적, 억제적 전투라 할 수 있다.

이 전투를 수행하기 위해 소방관서에서는 '국민생명보호본부'를 설치해 기초생활수급 가구를 대상으로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를 보급하고, 비상구 폐쇄 불법행위 신고포상제 운영, 소방출동로 확보 홍보, 의용소방대를 활용한 주택화재 예방 캠페인 등 주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10년부터 추진해 사망자수 30.2%감소와 화재건수 13.3%감소라는 가시적인 성과로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기초생활수급자 대상 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 및 소화기 보급은 올해도 역시 국민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 기대 의심치 않는다.

중국 후한(後漢)의 사상가인 왕충(王充)은 논형(論衡)편에 있는 적토성산(積土成山)이라는 문장에서 '강물이 어는 것은 하루 동안의 추위로 그리 되는 것이 아니고, 흙을 쌓아 산을 이루는 것도 금세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왕충은 그런 놀라운 일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니 꾸준하고 성실하게 해야 됨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실천하고 있는 국민생명 보호정책은 한순간에 성과를 낼 수는 없지만, 지속되는 추운날씨가 강물을 얼게 하고, 흙이 쌓여 산을 만들 듯이 우리 소방관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묵묵히 수행한다면 행복한 사회,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언제나 묵묵히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종횡무진하는 소방관들의 작은 정성들이 큰 빛을 발하기를 기대해 본다.

[부석119안전센터 송동헌 지방소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