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재개, 축산농가 확인 사살하는가.

가금현 기자입력 : 2012. 01. 20(금)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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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 값 하락과 사료 값 상승으로 소가 굶어죽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같은 일은 있어도 일어나서도 아니 되는 일인데도 연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우리나라가 처한 현 축산농가의 비극을 보여주고 있다.

상황이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것은 분명 축산농가에게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정부의 대처가 미흡했다는데 문제다.

열심히 소를 키우면 잘 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가지고 키워 봐도 오르는 사료값을 충당하지 못하면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많은 국민이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한마음 한 뜻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각 지자체마다 한우고기 판매 활성화에 나서고 있으며, 잘못된 유통구조를 질타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터져 나온 대형마트의 유통구조의 문제점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이 같은 국민의 움직임에 설을 앞두고 많은 축산인은 새로운 희망을 볼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먼저 보듬어 주고, 문제점을 파악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행정을 펼쳐야 할 정부는 축산인의 뒤통수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전국민이 나서서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함께하려는 이 시점에 농식품부의 캐나다 쇠고기 수입재개라는 발표가 그것이다.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산농민들에게 정부는 핵폭탄을 안긴 것이나 다름없다.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 시점을 놓고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벌여온 농림수산식품부가 설 명절을 앞둔 1월 20일 고시를 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접한 많은 국민은 이 정부의 이중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축산인의 희망이 곧 절망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이를 이 정부가 보여줬다.

수입위생조건이 고시될 경우 수입업자는 곧바로 캐나다산 쇠고기수입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2월 중순경이면 캐나다산 쇠고기가 시중에 유통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기막힌 일은 쇠고기 수입을 위해서는 캐나다 현지의 수출작업장을 선정해야 하는데 농식품부는 지난해 미리 작업장 선정 작업을 마쳤다는 것이다.

차디찬 외양간에서 굶어 죽어가는 소를 바라보는 축산인은 안중에도 없이 농식품부는 쇠고기 수입에 행정력을 쏟고 있었다는 것과 같다.

소 값 급락으로 축산 농가는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럴 때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한다는 정부의 방침은 옳지 않다.

더구나 광우병 상시발생국인 캐나다 쇠고기를 수입하면 쇠고기 혐오로 인해 한우소비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

특히, 급격한 소 값 하락, 수입 쇠고기 증가 등으로 생존의 갈림길에 선 한우농가 생존권을 위협할 것은 분명하다.

이것이 진정 국민을 위한 정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물에 빠진 사람 건져주지는 못 할망정 다시는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더 깊은 곳으로 밀어넣는 것과 다름없다.

참으로 얼빠진 정부다.

소를 굶겨야 할 지경의 축산인 심정은 피눈물을 흘릴 만큼 아플 것이다.

이런 아픈 상처를 안고 있는 축산인도 이 나라의 국민이다.

이런 국민에게도 정부는 세금을 받아간다.

이 같은 세금으로 따스한 중앙부처 사무실에 앉아 국민의 안녕과 복지증진을 위해 행정을 펼치지는 못 할망정 더 이상 빠져나올 수 없는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이 정부를 어느 누가 신뢰할 것인가.

차디찬 외양간에서 굶주려 있는 소를 바라보며 고통을 받고 있는 축산인도 이 나라의 국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이들에게 대책하나 마련해 주지 못하면서 더 큰 시련을 주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다.

축산농가의 이러한 염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더라도 한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는 정부가 현실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것이다.

얼마나 많은 소가 굶어 죽어야 이런 얼빠진 행정을 접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