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 전기위원회 사무국이 지난 1월12일 석문면 주민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동부화력 전기사업 허가 건으로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며 조만간 전기위원회에 상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지경부 전기위원회 사무국 측은 그 동안 동부화력의 전기사업 허가신청서를 반려한 이유에 대해 주민들이 사업자 측에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얻어 낼 것을 얻어내라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보상이나 몇 푼 더 받고 말라는 얘기다. 아마 이 사람들은 이 지역주민들이 보상에 눈이 멀어 돈 몇 푼 받아내고자 민원을 제기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중앙정부에서 일하는 이들은 이해하기 어려울지 몰라도 당진시민들은 보상이 아니라 동부화력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한두 번도 아니고 석탄화력발전소가 10호기까지 건설되는 동안 별의별 일을 다 겪어 본 당진시민들은 석탄화력이 입주할 경우 이익은 극히 적은 반면 주변환경에 미치는 피해는 너무나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특히 동부화력이 건설될 예정지와 바로 인접한 왜목마을은 새해 첫날 하루만 10만명의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당진의 제일관광지다.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해 당진의 최고 명소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지경부 관계자들은 화력발전소가 입주하면 주민들에게 큰 이익이 돌아갈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렇게 이익이 크다면 석문면 교로리 일원은 번화가가 됐어야 한다. 또한 주민보상이 그토록 크다면 서울을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서로 유치하겠다고 경쟁했을 것이다.
석문면 주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경부 사무국 측은 사업자 측이 법적 요건을 갖춰 신청서를 제출하면 사업허가를 내 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또한 권한 밖의 발언으로 일종의 월권이다. 전기위원회 사무국의 역할은 발전사업자가 제출한 전기사업 허가신청서를 심사해 하자가 없으면 전기위원회에 상정하는 것까지이다. 전기사업 허가를 내줄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전기위원회의 고유권한이다. 사무국이 전기사업 허가여부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발언하는 것은 ‘오버’다.
그리고 지식경제부 전기위원회는 당연히 동부화력의 전기사업 허가 신청을 반려해야 맞다.
당초 지식경제부는 2010년 11월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시안에서 동부화력을 미반영하면서 “이행성이 확보되는 경우 계획 반영 재고”라는 단서조항을 달았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이행성’에 대해 지식경제부는 ‘주민수용성, 부지확보, 민원정도, 환경영향평가 정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전력사업자의 의향서에 대한 평가기준으로 ‘비용지표’과 ‘이행성 지표’의 가중치를 기존의 8:2에서 2:8로 개선했다는 내용도 밝혔다. 과거 발전소 건설과정에서 주민민원 등으로 인해 적시에 착공하고 준공하는데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행성 지표를 중시했다는 것이 지식경제부 측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당초의 설명과 달리 지식경제부 전력정책심의위원회는 ‘이행성’, 즉 동부화력에 대한 당진지역 주민의 동의를 전혀 얻지 못했음에도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동부화력을 반영했다. 그 대신 전기사업 허가 시까지 ‘이행성’을 확보할 것을 단서조항으로 달았다.
그러나 동부화력은 현재 ‘이행성’을 전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당진시와 시의회, 그리고 석문면 주민들은 동부화력을 일관되게 반대하고 있다. ‘주민수용성’과 ‘민원정도’에서 전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행성’의 요건 중 하나인 환경영향평가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동부화력에 전기사업 허가를 내준다는 것은 정부가 국민에게 한 약속을 스스로 위반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만약 약속을 어길 경우에는 그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하며 또한 그에 합당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또한 때 마침 지식경제부는 동부화력 측이 산업자원부 차관 출신의 0000씨를 새로운 대표이사로 앉히자 ‘동부화력이 전향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일종의 전관예우를 하겠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당진시에, 더욱이 석문면에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은 지역이 감당할 수 있는 환경적 부하를 넘어서는 일이다. 이미 각종 환경지표와 과학적 예측을 통해 2015년이면 당진시가 온실가스 배출 전국 1위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대기오염물질의 대부분이 석문면에 집중될 것이라는 사실은 이제 놀랄 일도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약속을 뒤집으며 주민의 건강권이라는 공익을 뒷전으로 하고 사기업의 사적 이익을 위해 동부화력에 대한 전기사업 허가를 내준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 동안 동부화력 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주민들은 동부화력과 지식경제부에 대한 집단행동을 최대한 억제하며 수차례 집회를 연기하는 등 모든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려 했으나 전기위원회 상정을 공언한 지금 상황에서는 총력 투쟁을 결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동부화력 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지역주민들은 동부화력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며 이제부터 집단행동을 비롯한 총력투쟁에 돌입할 것을 선언하는 바이다. 또한 이번 총선과 대선에서 동부화력에 찬성하는 모든 후보에 대해 낙선운동을 펼칠 것이며 모든 출마자에 대해 동부화력 입주반대를 공약으로 받아 낼 것을 밝히는 바이다.
다시한번 지식경제부에 동부화력에 대한 전기사업 허가 불허를 요구한다.

2012. 1. 18

동부화력 저지 당진군대책위원회
공동대표: 황성렬 명하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