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기고에는 톨스토이의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를 생각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생각해보고자 하는 것도 톨스토이의 작품이다. 그의 작품 중 '세 가지 질문'이라는 단편이 있다.

지혜로운 왕이 있었다. 그는 나라를 더 잘 다스리려면 어찌하나 고민하다가 다음과 같이 방을 붙였다. 첫째, 일을 시작할 가장 좋은 때는 언제인가? 둘째,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셋째, 모든 일 중 어떤 일이 가장 소중한 일인가?

모든 각 분야의 사람들마다 의견이 다르고 아무도 그의 말에 시원하게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마음이 답답해진 왕은 지혜롭기로 소문난 '숲 속의 은둔자'를 찾아갔다.

하지만 은둔자는 쉽게 대답을 하지 않아 왕은 하루 종일 그의 땅 파는 일을 도왔다. 기다리다 지친 왕은 돌아가고자 할 때 큰 상처를 입은 사나이가 달려왔다. 그래서 왕은 그의 상처를 싸매주고 돌보아주다가 너무 피곤해 문지방 위에 엎드러져 잠이 들고 말았다.

다음 날 아침, 사나이로부터 그의 사연을 들은 왕은 그 사나이를 용서하고 돌아가고자 하면서 은둔자에게 다시 질문을 했다. 그러자 은둔자는 이미 왕 스스로가 답을 알고 있다고 한다. 모른다고 답답해하자 은둔자는 말했다.

"당신이 땅 파는 일을 도와주었던 때가 가장 좋은 때이고, 목숨을 건지게 한 내가 제일 중요한 사람이고, 나를 도와 선한 일을 한 것이 제일 중요한 일입니다. 또한 나를 도와 선한 일을 한 것이 제일 중요하고, 그 사나이를 만나 간병한 것이 가장 좋은 때이고, 그러니 가장 중요한 사람은 그 사람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당신 그에게 준 도움입니다."라고 말하면서 다시 이었다.

"가장 중요한 때는 ‘지금’일 뿐이오. 또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는 그 사람’이오. 앞으로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오. 제일 소중한 일은 ‘선한 일’을 하는 것이오. 인간은 오직 선한 일을 하기 위해 이 세상에 보내졌다는 것을 마음 깊이 새겨 두시오."

서양의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지금 하는 일이 바보 같은 일이어도 최선을 다하라.'같은 맥락이리라 생각한다.

지혜로운 왕이 나라를 더 잘 다스리고자 고민하는 왕의 태도가 멋지다. 하긴 지혜롭기에 그나마 고민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톨스토이의 충고 또한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말이다.

올해 나는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되고, 어떤 일을 하게 되고, 무엇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톨스토이의 말이 적절한 대답이라 생각한다.

때때로 곁에 두고 있는 사람을 소홀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자 하면서도 구름을 잡는 꿈을 꾸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가 다시 현실을 보면 세월이 화살처럼 빨리 가버려 인생의 허무를 느끼는 것이다.

성경에 '악인도 적절한 때에 사용한다'고 했다. 올 한 해, 지나간 세월들처럼 가끔은 부적절한 일들을 만나게 되더라도 인내하고 최선을 다하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언제나 힘이 되는 말이 있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세월이 하수상하다 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때때로 상황에 밀리기도 하겠지만 그것은 잠시 구름에 가려진 해 일 뿐이다.

올 한 해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꿈을 이루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임종복 기자 imjbpr@naver.com 임종복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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