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민주당은 호남당 또는 전라도당으로 인식돼 충청정치권에서는 열렬한 민주당지지자 아니면 민주당의 꼬리표 붙이는 일을 꺼려했다.

1990년대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김대중 민주당 총재의 연합으로 DJP연합이 형성되면서 충청권에서도 민주당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민주당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이후 노무현 정부가 2003년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면서 호남의 구 민주당 세력과 한나라당이 주축이 돼 만들어진 대통령 탄핵 정국을 등에 업고 2004년 4월15일에 제17대 총선인 국회의원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129석에 비례대표 23석으로 총152석으로 압승을 거두면서 초선의 속칭 ‘탄돌이’들이 대거 탄생했다.

이 사건으로 국회의원 물갈이가 이뤄져 국민들은 정치의 구태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지만 사람만 바뀌고 노무현 정부 내내 불변한 의회정치를 보여 국민들은 크게 실망을 했다.

제17대 총선에서 충청의 맹주로 자임하던 자민련은 충남에서만 4석을 건져 몰락의 길을 걸었고, 한나라당은 탄핵 역풍으로 충청권 24석 중에 예산·홍성지역에서 홍문표 전 농촌공사사장 1석만 당선되는 참패를 맛보았다.

이후 2007년 12월 치러진 대선에서 충남의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가 국민중심당을 창당해 은퇴했던 예산 출신의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를 영입해 대통령 선거에 나서 3위로 그런대로 성적을 거뒀다고 평가 받고 있다.

세종시 논란으로 친노 적자인 안희정 도지사의 당선과 민주당 소속 기초의원들의 최다 당선으로 충청권 맹주였던 자민련의 바통을 이어받은 자유선진당의 위기설까지 대두 됐었다.

지난 4월과 10월 치러진 태안과 서산 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은 매끄럽지 못한 공천으로 내년 4월 있을 총선의 밑그림을 그리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의 실정과 자유선진당의 진부한 면을 부각시켜 충청 유권자들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목적은 성공했으나 유권자들의 욕구에 걸 맞는 선거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선거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런 선거 실패의 누란 속에서 중앙당마저 서울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지 못하는 진통 끝에 당의 지지기반이었던 젊은 유권자들의 이반이 가속화 되자 원외의 친노 그룹이 주축인 혁신과 통합과 당 통합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열린우리당이 2003년9월 창당되면서 전국정당과 탈 호남을 목표로 출발을 했지만 결국은 2007년12월 한나라당의 이명박 대통령에게 역대 선거 중 가장 많은 표차인 500만표의 차이로 대선에 참패해 남아있던 구 민주당 세력과 열린우리당 세력이 합당해 정통야당을 계승 한다며 민주당 을 재 창당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런 민주당의 정체성에 반발한 친노 세력들인 문재인, 이해찬, 문성근, 명계남씨 등은 노사모의 지지 세력을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시켜 왔었다.

이번 통합 논의로 가장 혼란스런 인물들은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민주당 후보자들이다.

민주당의 도정 장악으로 명망이 있는 공무원들은 민주당의 공천을 희망하고 당을 노크하고 있지만 이들의 성향을 바라보는 젊은 유권자들의 시선은 우호적이지만 않다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며 괴리다.

20~30대의 유권자들의 성향을 50대 이상에서 바라보는 진보, 보수의 개념으로 잣대를 가져가면 총선에서 민주당 선택을 받은 후보는 이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많다.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충청권 선거결과가 중요시 되는 이유는 대선의 바로미터가 충청권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하얀 머리를 염색한다고 해서 머리카락이 절대 까맣게 바뀌지 않는다는 평범한 이치를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