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학생을 볼모로 한 급식 파업, 이제는 멈춰야 할 때

가금현 기자입력 : 2025. 11. 18(화)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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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CTN]최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의 파업이 대전, 광주, 전남 등지에서 장기화되며 학교급식이 중단되고, 교직원이 직접 배식에 나서는 등 교육 현장이 심각한 혼란에 빠지고 있다.

급식은 단순한 식사 제공이 아니라, 학생들의 건강과 학습권을 지키는 필수적인 교육 서비스다.

그러나 이번 파업은 그 본질을 외면한 채, 학생을 협상의 도구로 삼는 비교육적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교육계와 학부모들의 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물론 급식 조리원을 비롯한 교육공무직의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교육청과 정부는 이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교섭의 직접 당사자가 아닌 학생과 학교를 대상으로 파업을 반복하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학교는 학생의 배움을 위한 공간이지, 특정 이익집단의 투쟁의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이번 파업에서 일부 노조가 요구한 사항은 △손질되지 않은 식재료 사용 거부 △식판 열탕소독 및 검수 거부 △반찬 수 제한 △튀김·구이류 조리 거부 등으로, 이는 사실상 학생들에게 영양과 위생을 포기한 급식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부모들이 ‘아이들 밥그릇을 지켜달라’며 서명운동과 시위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급식 대란은 2023년에도 반복되었고, 일부 초등학생들이 한 달 넘게 시판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해야 했던 사례는 교육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한 사건이었다.

매년 반복되는 급식 파행은 현재의 법과 제도로는 학생을 보호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백히 보여준다.

따라서 이제는 ‘학교 파업 피해방지법’의 조속한 입법이 필요하다.

이 법은 급식, 돌봄, 보건 등 학생의 건강과 안전에 직결되는 업무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고, 파업 시 최소한의 대체 인력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하여 학교 기능을 유지하게 하는 법안이다.

이는 노동자의 파업권을 존중하면서도 학생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다.

이미 전국 교원 2,11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92.3%가 학교 필수공익사업 지정에 찬성한 만큼, 국회와 정부는 더 이상 학생들의 피해를 방치하지 말고 입법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

모든 교원노조와 노동단체 역시 학생 보호라는 대의 아래 이념과 진영을 넘어 법 개정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