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CTN]정민준 기자ㅣ충남 계룡시가 추진 중인 ‘애국가 정원 조성사업’이 졸속·전시행정의 전형으로, 시민의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렸다는 지적이다.

IC 근처 → 터미널 → 새터산공원으로 부지가 세 번이나 번복된 끝에, 결국 주민들의 소중한 휴식처인 새터산공원 한가운데를 삽질의 현장으로 만들었다. 시는 “시민을 위한 랜드마크”라고 강조하지만, 정작 시민들은 단 한 번도 제대로 의견을 묻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새터산공원 훼손이다. ‘계룡의 심장’이라 불리는 이 공원은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을 누리는 소중한 녹지 공간이고, 봄이면 벚꽃 명소로 전국에서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그런데 애국가 정원이라는 명분 아래 벚나무 수십 그루가 무참히 베어지고 산책로는 굴착기에 파헤쳐졌다. “도대체 이게 누구를 위한 개발이냐”는 거센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사업비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총 19억4천만 원 규모의 사업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실제 확보된 예산은 고작 9억9천만 원. 음악분수·조형물·경관조명 등 핵심 콘텐츠는 예산 부족으로 설치조차 불투명하다. 결국 ‘정원’이라는 이름만 달고 토목 공사만 일단 벌인 채 텅 빈 공터만 남는 전형적인 반쪽 공사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계룡시는 여전히 “추경을 통해 확보하겠다”는 식의 무책임한 언급만 반복하고 있다. 주민들의 반발에도, 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질문에도 귀를 닫은 채 공사를 강행하는 지금의 행태는 시민을 무시한 일방통행 행정,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정책이라 다름없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을 “백년지대계는커녕 도시의 심장을 난도질하는 폭력적 전시행정”이라고 지적한다.

금암동 상인 A 씨는 "예산도 부족한데, 잘 가꿔진 공원을 망가뜨리면서까지 ‘성과 내기’에 급급한 행정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힐난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삽과 굴착기가 아니다. 새터산을 지키면서도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을 주민과 함께 만드는 공론화 과정이다. 그 최소한의 절차조차 무시한 채 진행되는 현재의 애국가 정원 사업은, 결국 계룡시 행정의 오점이자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라는 점을 시는 분명히 자각해야 한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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