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CTN]박철우 기자= 충북기후위기비상행동(송상호 공동대표)은 지난 17일 이번 집중호우로 14명의 생명을 앗아간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에 대한 성명서를 냈다.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단 몇 분 만에 14명의 생명이 오송 지하차도에서 사라져 갔습니다. 많은 사람이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했지만, 기도가 부족했는지 많은 이웃이 그렇게 떠나갔습니다.

'손님 빨리 탈출하세요. 창문 깨트릴 테니까 탈출하세요.'를 외친 버스 기사도, 이 소리를 친구에게 전화로 전하던 20대 작업치료사도, 주6일 함께 일했던 70대 두 명의 미화원도, 세 아이를 둔 40대 치과의사도, 청접장을 돌린지 두 달 만에 부고장을 돌리게 된 30대 교사도 그렇게 갑자기 고인이 되었습니다.

오송 참사는 인재입니다.
이미 재난은 예견되었습니다. 지구평균기온 상승에 따른 기후재난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상식을 넘어, 7월14일과 15일 청주시 오송의 폭우로 인해 미호강의 넘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예고가 있었습니다.

금강홍수통제소는 사고발생 4시간 전에 충청북도와 청주시에 홍수경보를 통보했지만, 어느 누구도 명확하게 도로를 통제하지 않았습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은 교량 확장공사를 하면서 미호강 범람을 대비 사전에 안전한 제방을 준비해야 했지만, 부실한 임시 제방으로 재난을 키웠습니다.

그리고 현재, 누구도 책임을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충청북도지사도, 청주시장도 국가의 국무총리도 구조하는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심지어 제방은 행복청 관리고, 도로는 충청북도 관리며, 재난문자는 청주시 소관이라며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기만 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권력의 추태만 발견하게 됩니다.

아무도 책임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으며 아무도 대책도 수립하지 않았습니다.
합동분향소는커녕 유가족이 모일 자리도 마련하지도 않았습니다.
장례마저 가족이 몫이 되었습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하루의 시작은 시작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시민이 지인의 갑작스런 죽음에, 마을 사람들의 억울한 죽음에 슬퍼하고 있습니다. 책일 질줄 모르고, 슬퍼할 줄 모르며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권력자야말로 재난의 원흉입니다.

충청북도와 청주시에 촉구합니다.
오송 참사에 사과하십시오.
시급히 유가족을 위해 일하십시오.
오송 참사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십시오.
기후재난에 즉각적이고 철저한 대책을 수립하십시오.

삼가 오송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2023년 7월 18일
충북기후위기비상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