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희의 문화산책] 세종시 시험관아기공장 생긴다
정민준 기자입력 : 2022. 11. 30(수) 09:07
▲유태희(시인 유태희, 소설가 · 극작가 · 사진작가 · 예술인협동조합 ‘이도의 날개’ 창작동동체 대표 · 세종행복도시필하모니오케스트라 대표)
[기고/CTN] 물론 제목은 가상적으로 한 미래위기에 이야기이다. 왜냐면 대한민국의 총인구(국내 거주 외국인 포함)가 감소하는 현상이 작년에 처음 발생한 이후 2022년도에도 관측됐기 때문이다.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은 '데드 크로스(Dead Cross)' 현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의 국내 유입까지 급감한 여파로 인구절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인구절벽'이란 미국 경제학자 해리 덴트가 제시한 개념으로, 특히 생산연령인구(15∼64세)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그렇다면 이제 대한민국은 소멸의 길에 들어섰다. 올해로 3년째 인구가 줄지 않았든가. 산업 현장엔 벌써 일할 사람이 없어 2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비어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해외노동자를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문화적 차이가 상대적으로 적은 재외동포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것도 현실적 방안 중 하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장래인구추계:2020~2070년'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지난 2020년 5184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2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총인구는 향후 약 50년 동안 급격히 감소해 2070년 3766만명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지난 2016년 3762만1000명으로 정점을 찍고 6년째 감소 중이며 2070년에는 1737만 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추세대로면 2700년쯤 우리나라는 마지막 국민이 사망하면서 아예 소멸하게 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정확이 말하자면 약 20년이 지나면서 인구가 출생자 수가 반 토막 난다. 그렇게 되면 이제 물건을 살 사람도, 물건을 만들 사람도, 집을 살 사람도, 집에 사는 사람도 완전히 반 토막이 나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우리나라 같은 유교 성향의 국가에서는 노인들이 일하는 것 자체를 좋은 시선으로 보지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점차 좋아지고 있지만, 사회 전반에 공감을 뿌리내리기 위한 노력도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은 그렇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우리는 아득히 먼 고대에 불사(不死)의 신화로부터 과학이 지배하는 현재와 후손들의 미래가 펼쳐지는 중요한 분기점에 있다.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운명이 우리 후손들에게 주어지기에 지금 우리의 선택적 준비도 만만치 않다. 영국에서 첫 시험관 아기가 출생한 지 34년 만에 시험관 수정으로 태어난 아이의 수가 500만 명을 넘어섰다. 유럽불임학회(ESHRE)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 같은 통계 수치를 발표하고 임신촉진치료 분야에서 '주목할만한 이정표'라며 높게 평가했다.
자료에 따르면 시험관 아기를 포함한 불임시술이 매년 약 150만 건이 진행되며 이 중 35만 건 정도가 실제 출산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주위에서도 요즘 시험관 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보편화 되었다. 그리고 시험관 아기가 불임 부부에게 희망의 빛이 되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시험관 아기가 처음 태어났을 때의 논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특히 유전자 검사 방법의 발달로 인하여 생명을 인간의 손으로 조종하고 싶은 욕망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 사회가 가진 윤리적 규범은 언젠가 바뀐다. 겉으로 보기에는 철갑을 두른 듯 단단해 보이지만 기회가 되면 무너지지 않았던가. 체외수정으로 임신이 가능해졌고 신체적 접촉과 임신을 분리함으로 인간은 드디어 신의 반열에 오른 셈이다. 이것은 곧 유전자를 편집하는 기술로 발전할 것이다. 마침내 스파이더맨과 원더우먼이 하늘로 날아다닐 날이 바로 코앞이다. 이들을 무한정으로 생산하여 우주선에 태워 새로운 푸른 지구를 발견하겠다는 정치가의 야망에 표를 던질지도 모를 일이다. 마치 히틀러를 선택한 독일국민처럼 그런 날이 도래할지 모른다. 어제의 바름이 오늘에 부당함으로 다가왔던 역사가 있지 않았던가.
한나라의 국가정책은 결국 지지층에 대한 것이며, 대중이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한 해결책으로 나오는 것이다. 대중의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 정치이므로 대중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정책을 전략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구절벽으로 인하여 생긴 문제점들을 대중들이 시험관 아기를 통하여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정치인들은 어떻게 움직일까? 아마 대중이 두렵다고 생각한 정치인들은 그것이 객관적으로 위험하더라도 대중이 요구하는 결정할 것이다. 아니 오히려 정권을 얻기 위해 선동을 통해 대중을 이용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바이오산업의 클로스터가 있는 오송의 인접 도시 세종시에 시험관아기공장이 당연한 국가의 전략적 선택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과학기술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미래를 위한 이렇게 태어나는 인간과 그들이 만들 미래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구조에 대한 담론을 준비해야 한다. 인문학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중사회가 위기에 대응하려면 인문학적 상상력이 사회에 풍부해야 한다. 인문학적 사유가 정지된 기능적 사고로는 위기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울러서 인간이 공장에서 아기를 만들어 내는 창조의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일 없는 사람의 삶과 서로를 필요로 하지 않는 미래가 펼쳐질 것이 예상되는 지금, 인간존재에 대한 확고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간의 따뜻한 심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AI가 지배하는 세상은 아, 상상하기도 싫다. 일은 기계가 하되 최종결정은 사람이 하는 의사결정 단계가 되어야한다.
＊외부기고자의 칼럼은 본보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민준 기자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은 '데드 크로스(Dead Cross)' 현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의 국내 유입까지 급감한 여파로 인구절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인구절벽'이란 미국 경제학자 해리 덴트가 제시한 개념으로, 특히 생산연령인구(15∼64세)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그렇다면 이제 대한민국은 소멸의 길에 들어섰다. 올해로 3년째 인구가 줄지 않았든가. 산업 현장엔 벌써 일할 사람이 없어 2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비어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해외노동자를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문화적 차이가 상대적으로 적은 재외동포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것도 현실적 방안 중 하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장래인구추계:2020~2070년'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지난 2020년 5184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2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총인구는 향후 약 50년 동안 급격히 감소해 2070년 3766만명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지난 2016년 3762만1000명으로 정점을 찍고 6년째 감소 중이며 2070년에는 1737만 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추세대로면 2700년쯤 우리나라는 마지막 국민이 사망하면서 아예 소멸하게 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정확이 말하자면 약 20년이 지나면서 인구가 출생자 수가 반 토막 난다. 그렇게 되면 이제 물건을 살 사람도, 물건을 만들 사람도, 집을 살 사람도, 집에 사는 사람도 완전히 반 토막이 나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우리나라 같은 유교 성향의 국가에서는 노인들이 일하는 것 자체를 좋은 시선으로 보지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점차 좋아지고 있지만, 사회 전반에 공감을 뿌리내리기 위한 노력도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은 그렇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우리는 아득히 먼 고대에 불사(不死)의 신화로부터 과학이 지배하는 현재와 후손들의 미래가 펼쳐지는 중요한 분기점에 있다.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운명이 우리 후손들에게 주어지기에 지금 우리의 선택적 준비도 만만치 않다. 영국에서 첫 시험관 아기가 출생한 지 34년 만에 시험관 수정으로 태어난 아이의 수가 500만 명을 넘어섰다. 유럽불임학회(ESHRE)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 같은 통계 수치를 발표하고 임신촉진치료 분야에서 '주목할만한 이정표'라며 높게 평가했다.
자료에 따르면 시험관 아기를 포함한 불임시술이 매년 약 150만 건이 진행되며 이 중 35만 건 정도가 실제 출산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주위에서도 요즘 시험관 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보편화 되었다. 그리고 시험관 아기가 불임 부부에게 희망의 빛이 되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시험관 아기가 처음 태어났을 때의 논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특히 유전자 검사 방법의 발달로 인하여 생명을 인간의 손으로 조종하고 싶은 욕망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 사회가 가진 윤리적 규범은 언젠가 바뀐다. 겉으로 보기에는 철갑을 두른 듯 단단해 보이지만 기회가 되면 무너지지 않았던가. 체외수정으로 임신이 가능해졌고 신체적 접촉과 임신을 분리함으로 인간은 드디어 신의 반열에 오른 셈이다. 이것은 곧 유전자를 편집하는 기술로 발전할 것이다. 마침내 스파이더맨과 원더우먼이 하늘로 날아다닐 날이 바로 코앞이다. 이들을 무한정으로 생산하여 우주선에 태워 새로운 푸른 지구를 발견하겠다는 정치가의 야망에 표를 던질지도 모를 일이다. 마치 히틀러를 선택한 독일국민처럼 그런 날이 도래할지 모른다. 어제의 바름이 오늘에 부당함으로 다가왔던 역사가 있지 않았던가.
한나라의 국가정책은 결국 지지층에 대한 것이며, 대중이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한 해결책으로 나오는 것이다. 대중의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 정치이므로 대중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정책을 전략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구절벽으로 인하여 생긴 문제점들을 대중들이 시험관 아기를 통하여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정치인들은 어떻게 움직일까? 아마 대중이 두렵다고 생각한 정치인들은 그것이 객관적으로 위험하더라도 대중이 요구하는 결정할 것이다. 아니 오히려 정권을 얻기 위해 선동을 통해 대중을 이용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바이오산업의 클로스터가 있는 오송의 인접 도시 세종시에 시험관아기공장이 당연한 국가의 전략적 선택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과학기술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미래를 위한 이렇게 태어나는 인간과 그들이 만들 미래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구조에 대한 담론을 준비해야 한다. 인문학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중사회가 위기에 대응하려면 인문학적 상상력이 사회에 풍부해야 한다. 인문학적 사유가 정지된 기능적 사고로는 위기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울러서 인간이 공장에서 아기를 만들어 내는 창조의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일 없는 사람의 삶과 서로를 필요로 하지 않는 미래가 펼쳐질 것이 예상되는 지금, 인간존재에 대한 확고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간의 따뜻한 심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AI가 지배하는 세상은 아, 상상하기도 싫다. 일은 기계가 하되 최종결정은 사람이 하는 의사결정 단계가 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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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준 기자jil3679@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