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CTN] 최영준 기자 = 코로나가 무섭게 다가온 2020년 3월부터 현재까지 내 삶에 변화가 많다.
먼저 잘 운영하던 체육관이 기약 없이 문을 닫고,
그때까지 살아가야 하니까 새로운 직업에 문을 두드리고, 코로나 걸리면 민폐니까
여태껏 실내외에서 마스크 벗은 적 없었는데 이번 긴 명절이 시작되는 추석 아침 아들이 확진되었다.

도미노처럼 그다음 날 필자 다음날 집사람 양성으로 온 가족이 풍요로워야 할 명절이 자가격리로 명절 연휴 +거의 10일간 집안에서 지냈다.
2022년 9월 29일 드디어 19일간 코로나 후유증까지 완치되었다. 그 지루했고 힘들었던 시간을 공유하고자 한다.

대학 1학년 건강한 아들은 첫날 고열이 있었는데 다음날부터 말짱했다.
문제는 나름 건강체였지만 50대 중반인 우리 부부였다.

각자 확진 후 3일간은 38,40도 고열이 오갔고 심했던 3일간은 4시간마다 먹으라고 처방 해준 해열제를 더 빨리 먹어야만 할 정도로 힘들었다. 4일째 해열제를 6시간 정도 먹을 정도로 살짝 여유로웠다.

하지만 잔열이 계속되었고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뻑뻑하여 애꿎은 샴푸 탓하며 새로 구입할 정도였다. 그리고 두피열이 발생하여 염증 발생, 후각 상실, 혓바닥 돌기 가 아프고 며칠간은 모든 음식이 짜고 나중에는 싱겁고 정신 하나도 없었다.

모든 음식은 평소 좋아하는 배달음식을 먹었다. 하지만 입맛이 거의 없어 억지로 위에 쑤셔 넣었다는 표현이 100% 맞다.
그런데 코로나 후유증은 지금까지 나열한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확진후 8일부터 자가격리 해제하고 우리 부부는 각자의 직장 생활을 했다.

물론 얄미웠지만 감사한 우리 아들은 룰루랄라 7일간 편히 쉬며 배달음식 몽땅 먹고 뚱뚱해져서 학교로 돌아갔다.

우리 부부는 출근 3일 동안 몸이 힘들었지만 조금씩 정상이 되어가는 거라 생각했는데 점점 무기력증에 빠져들면서 만사 귀찮아졌고, 더 무서운 건 다른 사람들과 정상적인 언행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집사람은 그동안 쌓아온 인격으로 커버했지만 나는 달랐다. 매우 공격적이 되고 참을성이 없어지고 그러다 보니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시간이 계속되어 안되겠다 싶어 28일 직장에 2일간 결근하겠노라 했다.

29일 오늘 쓸데없이 일찍 일어나서 1박2일 여행지가 정해지지 않는 자유여행을 계획하고 움직이려고 하니 그 자체도 하기가 싫어져 가까운 동네 의원에 가서 상태를 말하니 몇 가지 첨가한 수액을 맞자고 한다. 물론 격리 해제되고 한차례 수액을 맞았었다. 하지만 별 효능을 못 느낀 상태였는데... 못 이긴 척 수액을 맞기로 했다.

수액 맞는 사람이 많이 있어 혹시 잠깐 자면 코 골까 봐 30분간 뒤척이며 핸드폰을 보다
문득 눈을 떠보니 수액이 다 들어가 멈춰 있는 걸 보고 간호사 선생님을 부르니 곤히 자고 있어 안 깨웠단다.

시간을 보니 2시간 이상 잤다. 보너스로 우렁찬 코 고는 소리까지 들려줬단다. 엄청 미안하고 창피해서 얼른 나오는데, 어? 머리가 맑고 기분이 엄청 상쾌했다.
정상적인 컨디션이 돌아온 오늘 코로나 확진 체험기를 이번 일로 힘들게 했던 소중한 사람들에게 늦었지만 사과를 드리는 심정으로 긴 글을 적어본다.

요즘 화두가 ‘여태 경험하지 못한’ 말이 유행이지 않은가.
살다 보면 여러 가지 실수도 하고 그 실수를 교훈 삼아 더더욱 큰일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잘못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용기 있는 사과가 있다면 다 용서가 될 것이다.

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하며 모든 이의 건강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