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CTN] 충남 당진시의 매립지가 경기도 평택시 매립지로 결정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지난 4일 대법원에서 벌어졌다.

당진항 매립지 관할 논란은 지난 2009년 지방자치법 개정부터 시작됐다.

개정 법안에 따르면, 공유수면에 대한 신생 매립지 귀속 지방자치단체는 행안부장관이 결정한다.

평택시는 개정법에 따라 지난 2010년 당진항 신생 매립지 96만 2350.5㎡를 평택시로 귀속시켜 줄 것을 행안부에 요청했고, 이에 대해 행안부장관은 2015년 5월 4일 중분위 심의·의결을 거쳐 제방 바깥쪽 매립지 67만 9589.8㎡(약 71%)를 평택시로 귀속시켰다.

반면 제방 안쪽 매립지 28만 2760.7㎡(약 29%)는 당진시로 귀속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행안부장관의 결정에 대해 충남도는 법적 안정성과 운영의 실효성 문제 등을 들어 같은 해 5월 대법원에 취소 소송에 이어 6월에는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으나 지난해 7월 헌재는 당진항 매립지 관할권 관련 권한쟁의 심판에서 사건의 본 내용에 대해 판단하지 않고 소를 종결한다는 '각하' 결정을 선고하며 공을 대법원으로 넘겼고, 대법원은 이날 최종 판결을 통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것이다.

이에 충남 당진시는 당진항 서부두 매립지에 대해 2009년부터 5차례에 걸쳐 적법하게 토지등록을 한 반면 평택시는 2010년 행안부장관에게 매립지 관할 귀속 신청을 했으며, 행안부장관은 5년 뒤인 2015년 평택시 관할 귀속 결정을 내렸다며 반발, 당진시민들은 행안부장관의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기 위해 2020일 간 촛불집회를 열고, 581일 간 대법원 1인 시위와 1415일 간 헌법재판소 1인 시위를 펼치면서 호소했다.

내 마당이 갑자기 옆집 마당이라고 하는데 가만히 앉아 빼앗길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 문제는 분명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으로 인해 충남 당진시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많은 도민과 시민들은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4일 대법원은 충남 당진시가 제기한 행정안전부장관 결정 취소 청구에 대해 기각 판결했다.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지만 힘의 원리 즉 약자와 강자의 싸움에서 역시 패하는 것은 약자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인 것처럼 말이다.

경기도 평택시와 충남 당진시의 매립지를 사이에 두고 성장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냉정하게 판단해 보면 플라이급과 헤비급의 경기였다고 생각하게 한다.

이날 기각 판결에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하고, 당진항이 환황해 거점 항만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는 한편, 매립지 관할 결정 방식에 대한 제도 개선 등도 추진키로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행법상 매립지 관할구역 결정에 대한 불복은 대법원 소송밖에 없는 단심 구조로 헌법재판소에서 충남 관할로 인정한 해상임에도, 대법원이 이와 다른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충남 바다인 아산만 해역에 조성한 매립지가 경기도 관할로 된다는 것은 누가 봐도 납득키 어려운 결정이며 상식적이지도 않고 정의롭지도 않은 측면이 있다고도 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쉬움이 많다.

양 지사의 2009년 지방자치법이 개정된 후 평택시보다 먼저 매립지 관할 귀속 신청을 했다면 결과는 어떻게 됐을지 하는 많은 아쉬움도 남는다고 한 말.

그리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과정과 결과는 털어버리고 양승조 지사가 말한 것처럼 당진항이 환황해권 거점항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충남도와 당진시, 아산시 역할의 중요성을 내세워 경기도와 평택시가 보다 대승적인 자세로 충남도와 상생·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충남을 대표하는 양 지사의 적극적인 행보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제 아쉬움과 유감만을 표명해서는 도민에게 신뢰를 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