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금현 칼럼/ctn]우리나라 3대 석유화학단지 중 하나가 서산시 대산읍에 위치한 대산석유화학단지다,

울산과 여수에 이어 서산시 대산석유화학단지에는 롯데케미칼, LG화학, 한화토탈, 현대오일뱅크, KCC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지만 지역주민들은 늘 불안하기만 하다.

이유는 일반 산업 현장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고와 달리 화학공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인체에 해로운 유독성 발암물질 혹은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는 맹독성 물질이 유출될 수 있어, 사고지역은 물론 주변 전체가 끔찍한 재난 현장으로 변해 전혀 손을 쓸 수 없는 최악의 상황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

이에 화학단지의 안전관리매뉴얼은 사고 발생 후보다 예방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정상이다.

모든 작업 현장이 각자 조건에 맞는 까다로운 안전매뉴얼을 정해 준수하고 있지만 초대형 참사로 번질 수 있는 화학단지에서의 안전수칙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서산시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 발생한 사고와 그에 대응하는 안전관리매뉴얼은 실망 그 자체다.

한 마디로 화학공장이 가득 들어찬 서산시에 그런 안전관리매뉴얼이 있는가 싶을 정도로 안전불감증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는 올해만 크고 작은 사고가 여러 번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주민의 안전을 위해 안전관리매뉴얼이 작동하지 않았다.

한 마디로 안전관리매뉴얼은 오작동된 것이다.

특히 화학공장에서 발생하는 화재의 경우 사고가 아니라 재난으로까지 번질 수 있는 위험한 일인데도 안전관리매뉴얼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기업이 지역주민들을 무시한 처사이며, 이를 관리감독 해야 할 당국의 무책임이다.

지난 14일 밤 9시 40분경에 발생한 KCC 대산공장의 화재는 서산시의 안전관리매뉴얼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화재현장 주변에 있던 주민들은 속이 메스껍고 토할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심한 악취에 시달렸다고 한다.

더구나 수십년만에 찾아온 무더위에 집의 문이라는 문은 모두 열어놓고 있는 상태에서 이 같은 화재가 발생 어떤 피해가 예상되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안전관리매뉴얼은 작동되지 않은 것이다.

더 기막힌 것은 충청탑뉴스가 화재발생 후 언론사 중 최초(2018년 8월 14일 22시40분)로 'KCC 대산공장 화재, 악취 발생 서산시 안전매뉴얼'오작동'이라는 제목의 기사보도 후 대산석유화학단지 인근주민 책임자들은 동일 22시56분자로 '대산읍 KCC공장 화재는 소진상태이며 인명피해는 없습니다. 서산시에서 알려드립니다. -서산시-'라는 휴대폰 문자를 받은 것이 전부라고 한다.

이것이 현재 서산시의 화학단지 내 안전관리매뉴얼이다.

화재진압 현장을 바라본 이들에 따르면 KCC공장 화재발생시 직원들은 방독면을 쓰고 있었다고 한다.

이것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그만큼 화학사고의 위험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도 안전관리매뉴얼은 화재가 소진되었고, 인명피해는 없다는 식의 언론보도 식 알림판 역할만 했다.

그러니 인근주민들은 더 불안해하고 뿔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본 기자가 앞에서 밝혔듯 안전관리매뉴얼은 화학공장 사고는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고 후 대처가 아닌 사고예방을 위해 철저히 지켜질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불가피하게 발생할 경우 피해가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상적인 안전매뉴얼임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