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ctn]청주시는 개신오거리 병목현상의 해소 목적으로 고가도로를 건설했다.

공사비는 231억원, 공사기간은 3년이 걸렸고 2011년 6월에 완공됐다.

그러나 당초 기대했던 교통체증은 해소되지 않고 아래와 같은 문제점이 발생되어 안타까운 실정에 직면해 있다.

첫 번째는 고가구간(740m)만 원활히 소통되고 인접해 있는 충대후문4거리→사창4거리 까지 교통체증은 조금도 완화되지 않고 있다.

원래 고가·지하도로는 한 교차로에 국지적으로만 설치할 게 아니라 혼잡구간(개신오거리→사창4거리에서 봉명동방면까지)을 한목에 길게 설치되어야 효과를 볼수 있다.

두 번째 고가도로 및에 평면교차로는 기존 불합리한 교차구조와 신호체계가 그대로 유지되어 교통용량이 1/5로 축소 되고 신호를 한번 놓치면 2분이상을 기다려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대기행렬이 길어져 자기 신호가 주어져도 2~3번 신호를 더 받아야 교차로를 통과할 수 있어 정체와 지체가 심각한 실정이다.

세 번째 고가도로 설치 전, 후 교통사고를 비교해 보니 개신오거리는 17%가 증가했고 인접교차로 충대후문 4거리에서는 무려 50%이상 증가를 보였다. <도로교통공단 TASS 자료이용>
이는 고가도로 끝나는 지점에서 5%의 하향 종단구배로 인하여 운전자가 교차로를 인지하지 못하고 과속으로 주행하다가 추돌사고 및 급제동 사고가 많이 발생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네 번째 시대에 역행하는 도로건설로 환경침해를 일으키고 주민들의 생활공간(야간에 소음)을 빼앗아 갔다.

2004년에 '환경친화적인 도로건설 지침'이 제정되었는데 서울시는 이에 발 맞추어 101개 고가도로(한 축을 고가화 시켜 차량소통에는 효과가 있었음)중 26개를 철거하고 나머지 75개도 순차적으로 철거하여 '자동차 위주가 아닌 사람위주의 보행친화도시'로 재생
시키는 교통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섯 번째 필자는 상기의 문제점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공사 착공전에 인근주민들과 고가도로 설치 반대 주장을 폈으나 소용이 없었다.
참고로 1996년 필자가 도로교통공단 근무시 건설교통부가 병목지점 해소를 위해 충북에서는 북일면 학평4거리가 고가도로 설치 교차로로 선정됐다.

이에 필자는 담당자를 만나 설득하였고 동아일보에 '고가도로 설치는 원활한 교통소통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교통안전에 역효과를 가져올 우려마저 높은데다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내용'을 기고해 여론화 되어 TV토론에 참여 고가도로 사업을 백지화 시킨바 있다.

이에 개선방안으로 ▲모충동 과 성화동 방면 도로의 선형을 일치 시키고 교통섬을 설치하여 횡단보도와 차량정지선을 교차로 내부로 이전 시켜 보행자와 차량이 횡단거리를 단축시킨다.
(현재 보행자가 대각선으로 건너가려면 100m이상을 걸어야 하고 신호대기시간도 5분을 기다려야 건널 갈 수 불편이 따르고 있다.)

▲교차로 운영의 묘미는 좌회전 차량을 어떻게 처리하는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반대편 좌회전차로를 이용하여 회전하는 좌회전 특별기법을 도입하면 현재 5현시→2현시(현시란 신호교체수를 의미)로 단순화 되어 교차로의 이용률(가동률)이 20%→50%로 높아져 교통용량은 배이상 증대 하게 된다.
또한 신호대기시간도 140초→40초로 감소되어 대기행렬이 3.5배가 줄어들어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 진다.

예를 들면 사창동에서 모충동으로 좌회전 할 경우는 분평⇔사창방면 직진 신호시 교차로를 지나 좌회전 차로에 대기 했다가 성화⇔모충 방면 직진 신호시 회전 (도면 참조) 하면 된다.

충대병원앞 도로개선 도면

▲필자는 도로교통공단 재직 시 상기의 개선안을 들고 시청 관계자에게 여러번 시행할 것을 건의 하였으나 그 당시는 관계자들이 책임의식이 없어서인지 예산문제, 나중에 하지라는 말만 듣고 사업을 진행 시키지 못했다.

결론은 충대병원앞 고가도로 건설은 상기한 봐와 같이 여러모로 교통과 환경측면에서 도움은커녕 악영향만 초래하는 애물단지가 되어 버렸다.
설령 병목지점 해소에 아무리 효과가 있더라도 한 교차로에 231억원을 투자하는 것은 투자효율상에도 문제가 있지 않은가?

교통공학적 측면은 전혀 고려치 않은 건설은 교통을 정책적 측면으로 여기지 않고 '내가 했노라'는 생색내기의 정치적 판단에서 비롯되었지 않나 생각된다.

필자가 제시한 대로 공사를 진행할 개략 공사비는 1억원 정도이다.

그리고 개신5거리⇨사창4거리까지(약1.5km) 한 축을 개선하는데 총 비용은 넉넉히 잡아 2억원이면 족할 것 같다.

효과는 경험상 새로운 도로를 신설한 것 만큼 소통이 잘 될 것으로 판단된다.

북일면 학평4거리(고가도로 당시 공사비는 100억 이었음)는 차로를 조정하여 좌회전 차로를 설치하고 신호체계를 변경(여기에 들어가는 공사비는 고작 600만원임)했는데 20년이 지난 지금도 막힘없이 차량소통이 잘 되고 있고 교통사고는 무려 60%나 감소했다.

결국 충대병원앞 고가도로에 투자된 231억원은 청주시 전역에 걸친 병목지점을 해결하고도 남을 엄청난 금액 이었던 것이다.

효과는 없고 악영향만 줄 뿐 아니라 도시미관을 해치는 저 흉축한 구조물!!!

그런데다 인근 주민들은 장사는 안되고 APT 가격은 떨어지고, 소음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등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투자한 돈을 생각하면 아깝고 가슴 아프지만 철거해서 생동감 있는 교차로로 재생시켜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이러한 어리석은 도로건설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청주시민 여러분에게 필자의 생각이 어떠 한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