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ctn]충남 태안군 남면 일원에 설계되었던 태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가 어느 날 갑자기 한국타이어 타이어주행시험장(일명 타이어 최첨단연구시설)이라는 시설로 주민 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이 사업은 현대건설을 모체로 하는 현대도시개발(대표 박찬호)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모든 기반시설(토지수용, 공사)을 갖춰 한국타이어 측에 건네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모양이다.

이러다 보니 현대도시개발측이 토지수용보상부터 민원해결까지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는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현대건설과 이번 한국타이어주행시험장이 예상되는 곳 주변의 주민들과는 피할 수 없는 악연이 닿아 보인다.

이곳 주민들은 물고기의 보고로 일컬어지는 적돌만(B지구)의 바다와 함께 대대손손 삶을 이어오던 중 간척지 사업으로 인해 바다를 잃었다.

당시 간척지 사업을 주도 한 것이 바로 현대건설이다.

바다를 잃은 주민들은 농·어업에 종사하면서 누렸던 풍족한 삶을 누리지 못한 채 농업에만 종사하며 어렵게 살아야 했다.

그러던 중 다행이랄까 바다를 잃은 주민들은 피해보상이라는 명분으로 현대로부터 간척지의 토지를 분양받아 쌀농사로 그나마 수익을 창출했다.

그리고 고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테이프커팅 식을 개최한 태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가 눈앞에 펼쳐져 지역주민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지금 지역주민들은 둘로 나뉘어 갈등을 빚고 있다.

이유는 현대도시개발측이 자신들이 피해보상으로 분양한 토지를 다시 주민들로부터 수용해 한국타이어주행시험장을 조성하려는 과정에서 주민 간 찬성과 반대의견이 대립되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인간'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고객과 하나 된 마음으로 더 나은 삶의 터전을 만들어,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성장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더 발전된 내일의 모습을 창조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당사 홈페이지에 올렸다.

우리들이 조그마한 집 한 채를 짓더라도 민원이 발생할 수 있고, 잡음이 일어날 수 있다.

더구나 애당초 계획되었던 관광레저 기업도시가 아닌 미세먼지와 소음 등이 우려돼 혐오시설로 구분되는 타이어주행시험장이 주민들 삶의 터전 코앞에 들어서는데 박수치며 환호할 일은 아니다.

그런데도 이 시설이 들어와야 된다고 찬성하는 주민과 안 된다는 주민들 간의 갈등은 현대건설이 기업의 이념으로 내세운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성장하고 사회에 공헌한다는 내용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지역주민 간 갈등을 유발시키는 것들에 대해 대기업의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현대 측으로부터 아직도 토지보상을 받지 않은 토지주들에게 비딱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찬성론자들의 비뚤어진 시선이다.

특히 수용될 토지 한 평 없는 사람들이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토지가 수용되어야 할 토지주들에게 이 같은 비뚤어진 시선을 보낸다는 것은 앞뒤 맞지 않는 얘기다.

현대도시개발 측은 이에 더해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토지에 대해 보상이 완료된 것처럼 홍보간판을 세우는 등 주민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성되는 기업이 청정기업으로 지역주민과 공존하며, 삶을 풍족하게 하는 한편, 보상금액으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 만큼의 토지를 다시 구입해 살아갈 수 있게만 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을 것이다.

기업의 나팔수 역할로 찬성의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 떨어지는 콩고물은 챙길지 몰라도 조성된 타이어 주행시험장은 후손에까지 이어진다는 것을 가슴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아울러 큰일을 하겠다고 나선 현대도시개발 측은 사람과 사람, 문화와 문화, 땅과 땅을 연결하는 새로운 가치를 주장하는 기업, 바로 우리 대한민국 건설업의 대표주자라 해도 과언이 아닌 모체 현대건설의 기업이념을 따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