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ctn]충남도에 위치한 기업들도 제대로 된 사회공헌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민과 사회단체에서 흘러나오고 있지만 기업과 공직사회는 눈과 귀를 막고 있다.

특히 충남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화력발전소가 자리해 미세먼지의 보고라는 지탄을 받고 있고, 전국 3대 화학공단이 자리 잡아 지역주민과 주변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면서도 매년 수조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들이 지역주민과 지역 환경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는 지역신문 한 구석마저 차지하지 못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국 3대 화학공단이 위치한 전남 여수시의 GS칼텍스가 '에너지로 나누는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슬로건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본 기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목은 GS칼텍스는 GS칼텍스재단을 통해 '여수문화예술공원 GS칼텍스 예울마루'를 조성했다는 것이다.

예울마루는 시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을 위해 GS칼텍스재단이 여수시와 함께 만든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망마산과 장도 일원의 21만2000여평 부지에 1100억원 규모를 투자해 이뤄졌다는 놀라움이다.

한 지자체에 유치해 있는 기업이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1100억원을 들여 복합문화예술공간을 세웠다.

이에 기자는 우리나라 3대 화학단지 중 하나인 울산에는 어떤 기업이 어떤 시설을 세워 시민들에게 주었는가 확인해 봤다.

여기서도 놀라움이다.

울산에 자리 잡은 SK이노베이션이 10년에 걸쳐 1020억원을 투자, 용지 규모363만㎡(약 110만평)에 대공원을 시민 품에 안겨준 것이다.

이는 울산시민 110만명이 1인당 1평씩 소유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그렇다면 충청남도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충남에도 전국 3대 화학단지가 있고, 전국에서 최고 많은 화력발전소와 당진제철이 위치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역민을 위한 통 큰 사회공헌은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는다.

충남에 위치한 기업들이 사회공헌이라고 내세운 것을 보면 고작 지역주민 입막음용으로 피라미 낚듯 툭툭 던져주는 미끼정도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충남에 자리 잡은 기업들은 여수와 울산에 자리 잡은 기업에 못 미치는 기업 수준(자산규모, 영업실적 등)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며 지역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 부끄럽고 반성토록 한다.

수년간 지역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기업들이 진정 주민을 위해 사회공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타 지역의 정보를 제공했어야 했는데 이를 소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끄럽고 반성해야 할 것은 언론인 뿐 만 아니다.

기업의 유치와 관리감독기관인 충남도의 도지사를 비롯한 각 시장과 군수, 공무원, 그리고 충남도의회 의원을 비롯한 시·군의회 의원들과 사회단체장도 반성하고, 눈을 떠야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100년을 내다보고 지역주민을 위해 제대로 된 공헌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독려하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칼자루는 기업이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당국이 들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경로당에 난방유와 쌀, 마을 발전기금, 몇 푼 안 되는 장학금, 전통시장 상품권, 경로잔치 등의 피라미 낚는 콩알미끼에 박수를 보내며 만족하면 늘 그 타령이다.

이런 우수개소리가 들려 온지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주민을 대변해야 할 사람들이 기업에 눈치 봐야 할 지경인데 어떻게 쓴 소리 합니까"

무엇 때문에 기업 눈치를 봐야하는지는 알고 있는 사람들은 다 안다.

이제는 개인의 욕심으로 인해 기업에 고개 숙이지 말고, 주민 전체를 위해 제 목소리를 내 기업이 제대로 된 사회공헌을 이룰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주기 바란다.

충남도에 자리 잡고 있는 사업인들 사이에선 "호남업체는 충남에서 일을 하지만, 충남업체는 호남에서 일을 못한다"는 말이 있다.

이런 말을 들으면 본 기자만 가슴 답답하고 공직자들은 아무렇지도 않은지 묻고 싶다.

제발 이 같은 목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공직사회가 확고한 신념을 갖고 주민을 위해 기업들이 지역민을 위하도록 관리해주길 바란다.

아울러 기업들도 타 지역에 위치한 기업들이 지역주민을 위해 어떤 공헌을 하고 있는지 들어다 보고, 계획을 세워 100년 이상을 내다보는 사회공헌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