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유승곤 순경 = 서산경찰서 동부파출소] 현행 도로교통법 제 54조에서는 교통사고 발생 시 운전자는 즉시 정차하여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피해자에게 인적사항을 알려주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운전자들은 주차된 차량을 충격 후에 "주변의 cctv는 있는지, 혹시 본 사람은 없는지, 나중에 밝혀지면 몰랐다고 하고 보험처리 하지 뭐"라는 식의 태도를 취해왔다.

경찰에 접수되는 교통사고의 약 30%는 운행을 하지 않는 주·정차된 차량을 충격 후 도주하는 물피뺑소니 사고로 교통사고의 3분의1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물피뺑소니 사고의 특성상 주변의 cctv나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수사하여 가해자를 잡아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오히려 가해자가 "보험처리하면 되는거 아니냐" 며 피해자에게 미안한 기색없이 당당해 왔던 것이 현 실정이었다.

이러한 당당한 가해자의 태도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속만 태웠던 피해자에게 희소식이 있다. 2017년 6월 3일부로 주차장에 주·정차된 차량을 충격 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한 가해자에게는 2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제도가 시행이 된다. 이로써 가해운전자에게는 피해차량에 대한 수리보상은 물론 벌금까지 부과되기 때문에 반드시 피해차량 운전자에게 연락을 취해야 한다.

이와 같이 개정된 도로교통법의 시행으로 속수무책이었던 피해자의 고충을 조금은 덜어 낼 수 있게 되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가해운전자 각 개인이 자신도 그러한 피해를 당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피해운전자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본다면 서로가 인상을 찌푸리지 않고 원만히 해결 할 수 있음을 기억해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