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은정 순경 = 서산경찰서 동부파출소] 또 한 번의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지난 11일 영동고속도로에서 한 고속버스 운전기사가 졸음운전으로 승합차를 들이받아 8명의 사상자를 냈다. 구속된 운전기사는 경찰 조사에서 "식사 후 춘곤증으로 깜빡 졸았다"고 진술했다.

앞서 지난해 7월 20대 여성 4명이 숨지고 38명의 부상자를 낸 '평창 봉평 터널' 참사도 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발생했다.

졸음운전의 사전적 의미는 '졸면서하는 운전'이다. 온 신경을 집중하고 운전을 해도 사고가 날 위험성이 있는데 졸면서 운전을 한다는 건 나와 누군가의 목숨을 담보로 잠재적 살인운전을 하겠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해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2701건으로 2014년 2426건에 비해 11.3% 증가했으며,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 통계분석에 따르면 100건당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치사율은 전체 교통사고가 2.4명인 것에 비해 졸음운전은 5건으로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졸음운전은 브레이크를 밟거나 핸들을 트는 등 위험을 회피하는 반응 자체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술에 취해 기능이 떨어지긴 하지만 어느 정도의 판단력이 남아있는 음주운전에 비해 훨씬 위험하고 치사율도 높다고 한다.
하지만 명백한 불법행위로 처벌되는 음주운전과 달리 졸음운전은 규제수단이 마땅치 않아 사고 후 운전자를 처벌하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운전자 스스로의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그렇다면 위험천만 졸음운전을 예방하는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는 고속도로의 졸음쉼터를 이용하는 것이다. 졸음쉼터는 졸음으로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간이 휴식공간으로 운동기구와 짧은 산책로가 있는 곳도 있으니 휴식을 취하고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것이 졸음을 쫒는데 큰 도움이 된다.

둘째는 껌이나 오징어 등 씹을 수 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씹을 수 있는 음식은 뇌 활성화에 도움이 돼 졸음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다.

셋째는 주기적으로 차량 환기를 시키는 것이다. 호흡하면서 내뱉은 이산화탄소가 차량에 쌓이게 되면 졸음을 유발한다고 한다. 장시간 운전을 할 경우 20~30분마다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

졸음운전은 자신은 물론 타인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도로 위의 달리는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장거리 운전을 계획 중이라면 위 예방 수칙을 잘 숙지하여 안전한 여행길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