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배용택 경사 = 서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지식의 요람 대학교.
개강을 맞이하여 활기차고 밝아야 할 캠퍼스가 일부 학생과 교수들의 불편한 행동 때문에 시끄럽다. 해마다 동료 학생을 희롱하고 멤버십 향상이라는 미명 하에 자행되는 불필요한 성적 묘사나 스킨십 등으로 친구들을 추행하는 한편 지식을 전해주고 인성을 길러주어야 할 교수까지도 대학 내 성 범죄에 가담하기까지 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오리엔테이션(OT), 멤버십트레이닝(MT)에서의 친목 도모와 친밀감 향상이라는 미명하에 음주와 함께 자행되는 그릇된 술 문화, 선배와 후배 혹은 동기들 끼리의 SNS 망을 통한 희롱, 교수와 학생사이의 희롱이나 추행 같이 이제 막 성인되어 사회에 한 발짝 다가간 학생들에게는 가혹하기만 하다.

최고의 지성인들이 모인다는 Y대학교 신촌캠퍼스에서는 남학생들의 단체 카톡방에서 동기인 여학생의 실명을 거론하며 2년 동안 성희롱을 하였다는 글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작성자에 의하면 남학생들의 단톡방에서는 동기 여학생의 외모와 몸매를 품평하고, 성적인 별명을 만들어 부르고, 여학생의 이름으로 성적인 삼행시를 짓는 등 성희롱 행위를 일삼아 왔다고 지적하였고, 이에 대하여 학교 측에서 진상조사를 실시하였다.

Y대학교의 사건이 차츰 정리될 즈음 또 다시 다른 D대학교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였고, 얼마지 않아 K대학교 성희롱 사건이, S대학교 성희롱 사건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문대에서 잇달아 성추문에 휩싸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대학 내 성범죄가 끊임 없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응은 숨기기, 징계미루기 등 미온적이고 소극적이다는 것에 있다. 체계적인 기준과 대응 방안 및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학내에서 발생하는 성 범죄는 더 이상 학교에만 맡길 수 있는 수준을 점점 넘어서고 있다. 이제는 국가 차원의 강력한 처벌 기준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술자리와 뗄 수 없는 추행이나 희롱 등 우리의 잘못된 술 문화에 대하여도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성과 관련된 범죄는 사후조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예방이다. 교수가 학생에게, 선배가 후배에게 행하는 강압적으로 술을 권하는 행동이나 원치 않는 성적 접촉을 시도할 때에는 명확하고 단호하게 거부의 의사를 표해야 한다. 또, 학교 측에서도 행사 전 학생들을 상대로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 또한, 이미 발생한 성범죄에 대하여는 단호하고 엄정하게 집행하여 반드시 처벌 받는 범죄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또한 필요하다.

대학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단톡방, 페이스북, 추행, 강간 등의 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들은 단순히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의 놀이로 치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성희롱과 성폭력의 문화가 캠퍼스 내에 자리잡지 못하도록 인식을 높이는 한편, 그동안의 미온적 대처나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강력한 제제와 처벌을 통해 지식의 상아탑인 대학내에서 더 이상 성범죄가 만연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