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배용택 경사 = 서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과] 1997년 가정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이 제정된 후, 여러 차례의 개정을 거쳐 지금의 형태를 갖추었고, 지난 2011년 피해자보호명령제도가 시행되어 현재까지 5년여의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 경찰은 이제 피해자보호명령제도는 꽤 익숙한 제도가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일반 대대다수의 국민에게는 생소한 이름이기만 한 것 같다.

가정폭력 현장에서 경찰관이 제일 먼저 해야할 것으로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를 말한다. 분리하여 피해자의 안전이 확보된 이후에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술을 청취하고 이후 절차를 진행하는데, 문제는 일시적인 분리 그 이후에 일어날 수 있는 제2차 3차의 폭력행위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이었다. 대게 피해자들은 가해자의 폭력에 시달리다가 가해자의 접근을 금지해달라는 요청을 하곤 하는데, 피해자 보호명령 제도가 생기기 이전에는 피해자가 검찰에 보호명령을 신청하고 법원의 명령을 기다리고 하는 절차가 거치느라 그 기간이 오래 걸렸다. 그러나 이제는 피해자가 법원에 직접 보호명령을 신청하게 되므로 절차가 간소화 되었고 시일도 빨라 폭력 이후의 또 다른 폭력으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가정폭력의 피해자들의 경우, 자녀들 문제 혹은 경제적인 이유 등 다양한 이유로 가해자의 형사처벌을 꺼려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신청할 수 있는 피해자보호명령제도가 효과적일 수 있다.

피해자 보호명령제도는 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이 직접 법원에 피해자 보호명령을 청구하여 법원이 피해자의 보호조치를 결정하는 제도이다.
그 내용으로는,
1. 피해자 또는 가족구성원의 주거지 · 방실에서 퇴거 등 격리
2. 피해자 또는 가족구성원의 주거, 직장등에서 100m이내 접근금지
3. 피해자 또는 가족구성원에 대한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4. 친권행사의 제한
으로 되어 있으며 기본 6개월로 2개월 단위로 최장 2년까지 연장이 가능하고,
이를 어길 시 2년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경찰에서 신청할 수 있는 임시조치와 그 내용을 같이 하나, 위반 시 과태료 처분 뿐인 임시조치와는 다르게 그 처벌의 면에서 훨씬 강력하다고 볼 수 있다.

피해자 보호명령 제도를 청구할 피해자는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기타 폭력을 증명할 수 있는 증명서(진단서, 사진, 진술서 등)의 서류를 챙겨 주거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 혹은 지방법원 민원실에 청구할 수 있다.

가정폭력으로부터 고통 받으면서도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아서 가해자에게 부과될 벌금이 걱정되어 신고조차도 하지 못한 채로 폭력의 피해만을 감내하며 참고 있는 피해자가 있다면 형사 처벌 없이도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피해자 보호 명령제도를 적극 이용하여 가정폭력으로부터 하루 빨리 벗어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