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기동 순경 = 서산경찰서 태안지구대] '술만 마시면 변하는 아빠. 아빠는 왜 그렇게 술을 드시는 걸까요?' 빛이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지하 월셋방. 아픈 몸을 이끌고 봉제공장에 나가는 엄마. 그리고 변하지 않는 아빠의 폭력.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한 아이의 고요한 독백을 들을 때, 어린나이에 겪을 아이의 고통과 아픔을 생각하면 깊은 슬픔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가정폭력은 가족구성원간 신체적, 정신적, 성적,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모든 행위로 신체적인 폭행에 한정하지 않는다. 이러한 가정폭력의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 노인, 아동과 같이 사회, 경제적 약자들이 대부분으로 명백한 범죄이므로 반드시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데, 대다수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신고를 꺼려한다.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참고 사는 이유는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 아이들에 대한 걱정,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 모든 것이 자기 잘못이라는 죄의식, 낮은 자존감 및 무력감에서 비롯되는데 그들이 어리석어서 참고 있는 것도 아니고, 참고 있다고 해서 폭력을 허용 한다는 의미는 더더욱 아니다.

처음에는 폭언과 손찌검으로 시작된 작은 폭행이 도구를 이용하는 등 폭행의 강도가 강해지는 경향이 있고 이러한 폭력은 트라우마로 인하여 세대를 이어 대물림 될 가능성도 높고 점차 다른 대상으로까지 확대되는 경향을 지니며, 폭력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가정 내에서의 폭력이 관계를 맺는데 정상적인 행동이라고 믿을 수 있다. 무의식 중에 어린시절 겪었던 가정폭력이 대물림되어 피해자는 또 다른 가해자가 되어 버리고, 술과 약물 중독 등 단순한 폭력이 아닌 우리사회 구성원들을 파멸로 몰고 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될까?

현재 경찰에서는 가정폭력 신고만 접수 되어도 경찰서 가정폭력전담경찰관이 피해자의 회복과 지원을 위한 “사후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재발우려가정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으로 가정폭력의 재범률을 줄이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폭력의 재발 우려가 있고 긴급한 경우에는 주거 등에서 가해자 격리, 주거·직장 100m내 접근금지, 전화·이메일의 통신제한 등 긴급임시조치를 신청 할 수 있고, 사건처리 같은 별다른 요건 없이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신청하여 보호를 받을 수 있는 피해자보호명령제도도 있다.

특히 경찰에서는 2016년 12월부터 2017년 3월까지 "가정폭력 위기 여성 보호기간"을 운영하여 가정폭력의 피해로 힘들어하는 여성들에 대한 경찰의 적극적인 사법 조치와 보호활동을 취하고 있다.

가정이 서로를 의지하며 편안히 휴식을 취하고 마음이 편해지는 곳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내 아이의 희망 찬 미래를 위해서는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