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기동 순경 = 서산경찰서 태안지구대] 봄바람이 부는 3월, 낮 동안 받은 스트레스를 풀 듯 이곳저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좋은 기분을 좋은 방식으로 풀어내지 않고, 술기운에 옳지 못한 방법으로 풀어내는 사람들이 최근 들어 많이 늘어났다. 날씨가 따뜻해진 탓도 있지만 술에 관대한 우리나라의 정서도 한 몫을 하는 것 같다.

누구도 온전한 정신으로 지구대 등의 관공서에 와 이유 없이 난동을 피우지 않는다. 술을 먹고 난 뒤 술기운에 힘을 얻어 지구대 등에 와 공무원들에게 욕설을 하고 기물을 파손하는 등의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다. 술을 마시고 지구대 등의 관공서에서 행패를 부리는 것은 주취자의 일시적인 일탈로 보고 용서해 줄 행동이 아닌 엄연한 범죄행위이다.

특히나 지구대 야간 신고의 대다수는 술에 의한 것인데 이 때문에 정말 위급한 상황에 처한 시민에게 빠른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결국에 치안 공백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5월부터 경범죄처벌법 개정으로 술에 취한 채로 관공서에서 주취 소란을 피운 사람은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 는 규정에 근거하여 주취자 소란행위를 엄중하게 처벌하도록 개정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관공서에서 소란을 피우는 것을 이유가 어떻든 간에 정당화시키지 않고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력 대응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경범죄처벌법을 개정한 지 3년이 지난 지금도 전국 경찰관서에서 주취소란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어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경찰력이 주취자로 인해 낭비되고 있다. 이는 올바른 음주문화와 본인의 실수 하나로 경찰력 낭비를 하고 있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평소 본인의 주량과 술버릇을 정확히 인지해 과도한 음주를 삼가고, 주변에서도 만취한 동료를 방치하지 않고 무사히 귀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정말 도움이 필요한 국민에게 집중되어야 하는 경찰공권력을 낭비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술에 취할 수 있지만 술에 취해 행하는 행동은 결코 돌이킬 수 없으며, 관공서주취소란은 단지 술주정이 아니라 처벌 될 수 있는 명백한 범죄임을 모두가 인식해주길 부탁드린다.

이를 통해 경찰공권력이 국민 안전을 위해 건강하게 발휘될 수 있도록 집중됨으로써, 보다 안전한 사회가 구축될 수 있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