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기동 순경 = 서산경찰서 태안지구대] 가정폭력은 아내와 자녀를 자기 개인의 소유물로 보거나 통제하려는 가부장적 사회구조와 편견이 폭력으로 이어지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 1997년 12월 가정폭력처벌법과 가정폭력방지법이 제정되면서 본격적인 범죄로 취급되어 국가가 적극 개입하게 되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2015년 1만 2591건, 2016년 1만 3489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실제로 가정폭력 피해 시 경찰에 신고한 경우는 8.3%에 불과해 신고되지 않는 암수범죄율이 높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신고를 하지 않는 이유는, 가족이므로, 더 학대받을까 두려워, 대화로 해결하기를 원해서, 남이 알까 창피해서, 신고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 등이다.
가정폭력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신고로 초기에 적극적 대응이 중요하며, 피해자뿐 아니라 목격자 등 누구든지 경찰(112)이나 여성긴급전화(1366)에 신고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경찰은 가정폭력 근절을 위해 가정폭력에 '무관용 원칙'을 기조로 가정폭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가정폭력 신고 장소에 출입 및 조사를 할 수 있는 현장출입·조사권을 통해 이를 방해할 시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또한 긴급하고 심각한 상황일 경우 퇴거 등 격리, 주거·직장으로부터 100M 접근금지, 전기통신 이용 접근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긴급임시조치’를 활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보호를 위하여 법원을 통해 '임시조치' 및 '피해자 보호명령'을 신청할 수 있음을 안내해주고 있으며, 여성긴급상담전화(1366), 이주여성긴급상담전화,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각종 보호시설과의 연계를 통해 임시 숙소를 제공하거나 정신적 피해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다.

또한 가정폭력 전담 경찰관을 지정하여 지구대·파출소에서 출동한 가정폭력 사건의 초동조치를 점검하고, 사건조사 및 송치를 담당하도록 하여 가정폭력 사건에 대한 전문성과 현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그리고 가정폭력 가해자에게 '가정폭력은 명백한 범죄'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가해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정·치료프로그램의 운영을 알려 가해자가 스스로 인식개선을 하여 가정폭력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가정폭력 가해자 경고·안내문'을 신고 현장 및 조사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근본을 병들게 하는 가정폭력의 근절을 위하여 정부를 비롯한 전 사회가 나서서 가정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가정폭력의 원인과 해결책을 연구하고 있으며, 공권력이 개입되고 있다. 그러나 가정폭력 방지와 피해자 보호강화를 위한 이러한 제도와 조치들은 '가정폭력은 단순한 가정 내의 문제'라는 가장 잘못된 인식과 '가정폭력은 옆집의 문제일 뿐'이라는 이웃의 무관심이 없어져야 제대로 된 그 기능을 발휘할 것이다.

가정폭력의 경우 범죄로 인식하는 경우 적고, 경찰관이 개입하면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킨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가정폭력은 반복되는 경향이 있어 초기에 적적한 대응을 해야한다. 그렇기에 가정폭력 사건에 대한 현장조치 시 경찰관들에게 응급조치, 긴급임시조치, 임시조치 신청 등 가해자에 대한 법적 제재 권한이 있는 것이다.

가정폭력의 초기에는 가정 내에서 일어나기에 사회 문제로 인식하기 어렵지만 확대, 재생산되어 사회적 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가해자에게 명확히 범죄임을 지각하게 할 필요가 있다. 맞을 짓을 했으니깐 맞아야 한다는 것과 내 가정이니 내 마음대로 한다는 폭력을 정당화하는 잘못된 관념에서 어서 빨리 벗어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