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기동 순경 = 서산경찰서 태안지구대] 경찰관으로 근무를 시작한 지 1년 정도 지난 지금, 누군가 근무 중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술에 취한 민원인을 상대하는 것이라 대답할 것이다.

과거와 달리 시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져 대다수의 민원들은 경찰의 작은 배려와 관심에도 연신 고맙다는 인사와 격려를 해주지만, 일부 시민들은 여전히 경찰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생각을 가진 민원인들은 술에 취한 채 지구대나 파출소에 와 행패를 부리는 경우가 많은데 아직은 이러한 민원인들의 행동에 적응되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최근 음주로 인한 사건사고에는 관공서주취소란이 부각되고 있다. 지역의 치안을 책임지고, 어느 곳보다 안전해야 될 지구대 내에서의 주취자들에 의한 행패소란은 단순 근무하는 경찰관들이 입어야 될 피해뿐만이 아닌, 경찰관들의 출동을 기다리며 치안서비스를 제공받아야하는 선량한 시민들에게까지 그 피해 여파가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것이 큰 문제이기에 쉽게 넘어갈 사안이 아닌 것이다.

관공서에서 행패를 부리는 주취 상태의 민원인에게는 2013년 5월 22일 제정된 경범죄처벌법의 관공서 주취소란항목으로 형법상 공무집행방해죄의 구성요건에 이르지 않는 위력 수준의 행위로 술에 취한 채로 관공서에서 몹시 거친 말과 행동으로 주정하거나 시끄럽게 한 경우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

관공서 주취소란 행위는 벌금 상한이 60만원으로 다른 항목보다 처벌 수위가 높고 형사소송법의 다액 5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죄의 현행범인은 주거지가 분명하지 아니한 때에 한하여 현행범인으로 체포 할 수 있다는 적용을 받지 않아 현장에서 주취소란 행위가 심할 경우 언제든 현행범인으로 체포할 수 있다.

며칠 전 본인이 지구대 주간근무 중 50대 남성의 주취자가 지구대내에서 소란을 피운 사례가 있었다. 주취자는 경찰관들을 향해 욕설을 하며 난동을 부렸고 지구대 내에 있는 모든 경찰관들이 동원되어서야 겨우 조금 진정을 시키는 사이, 한 민원인이 초등학생인 아들의 손을 잡고 지구대로 방문을 했다. 자신의 아들이 물건을 잃어버렸는데 걱정되는 마음으로 지구대를 찾아왔다는 민원인은 지구대에서 일어나는 주취자의 행동에 많이 놀란 표정이었고 주취자를 잠시 바라보곤 자녀에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는지 조금 후에 다시 오겠다며 오히려 경찰관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하면서 지구대 밖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처럼 지구대안에서의 주취소란은 경찰관들만의 문제가 아닌 치안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하는 지역주민들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겪는 사안이므로 모두가 심각하게 바라볼 문제이다.

하지만 처벌에 앞서 우리나라의 술에 대한 관대한 인식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에이 술 마시고 한 행동인데, 어때"라는 생각이 아닌 "술을 마시면 더욱 조심해야지"라는 생각으로 바뀌어야한다.

당신이 파출소에서 술에 취하여 행패로 인해 지체된 그 시간, 당신의 이웃은 생명을 위협당하고 있을 수 있다. 당신이 경찰관에 대해 행패부리는 것은 다른 사람의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관공서주취소란은 근절되어야 하며 올바른 음주문화를 확립하여 성숙한 대한민국 시민의식을 만드는데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