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진근 순경 = 서산경찰서 태안지구대] 우리나라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00년 1만여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이래, 꾸준히 감소하여 2014년도에 5천명 미만으로 떨어졌고 작년에는 4천600여명으로 3년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이러한 수치는 경찰, 지자체 등 관련 기관의 끊임없는 노력과 시민들의 교통문화 의식 향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률'은 40%대로 OECD 평균을 훨씬 웃도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보행자 사망사고 중에서도 핵심은 노인 보행자 사고이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10년 후인 2026년이면 노인 인구 1000만시대가 도래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교통 정책의 핵심이 무엇인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교통사고 예방의 킹핀이 바로 노인 보행자에 있는 것이다.

킹핀(kingpin)이란 볼링에서 스트라이크를 치기 위해 맞춰야 하는 5번 핀을 지칭한다. 1번핀 뒤에 가려진 킹핀은 스트라이크를 치기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오늘날 킹핀은 각 분야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 과제로 통용되고 있으며 변화의 출발점인 동시에 성과 달성의 가장 중요한 도화선으로 인식되고 있다.

선진국들은 보행자 안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찍이 교통정책 패러다임을 보행자로 전환했고 우리 경찰에서도 작년부터 생활권 이면도로에서 보행자 안전 확보를 위해 생활도로구역(Zone30)을 전국 확대 시행하였다.

생활도로구역이란 보행자의 통행량이 많은 주택지역 및 상가 밀집지역 등에 차량의 통행속도를 제한하고 과속방지를 위한 물리적인 시설을 설치하여 교통 및 통과속도를 억제하는 선진국형 속도관리 정책을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찰과 관련기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노인 보행자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시설적 보완이 필요할 것이고 무엇보다 국민들의 교통법규 의식향상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하다. 교통법규를 준수하며 노인 보행자 모두가 내 가족, 이웃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국민 모두가 노력 할 때 스트라이크를 위한 킹핀(kingpin)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