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은정 순경 = 서산경찰서 동부파출소] 최근 10대들 사이에서 우상이라 불리는 아이돌 그룹 멤버나 인기 연예인이 방송에서 내비친 역사에 대한 무지함이 여러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우리는 우리의 역사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얼마나 정확한 역사를 배우고 있는 것일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10명중 8명이 안중근 의사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고, 안중근 의사와 윤봉길 의사, 안창호 선생을 혼동하는 학생들도 많았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쓴웃음이 지어지게 만드는 한국 역사 교육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러한 청소년들의 역사의식 부재를 그들 탓으로 돌릴 수 있을까?
이는 비단 학생들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 고등학교의 경우 전체 수업량 가운데 역사 수업의 비중은 단 5% 가량으로, 프랑스의 15.5%, 독일의 20%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심지어 우리나라의 역사를 마구잡이로 왜곡하는 일본(10.1%)의 반도 못 미치는 수치이다. 국·영·수 과목에만 치우친 교육으로 학생들이 학교에서 역사를 깊고 정확하게 배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04년 대입수능시험에서 선택과목 중 하나로 전락했던 한국사가 다행히 2017년부터 필수과목으로 지정되어 학생들의 관심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아무런 역사적 인식 없이 그저 주입식으로 암기에만 치우친다면 수박 겉핥기에 불과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적지 않다.

연예인의 역사인식 논란이 있을 때만 반짝 이슈가 됐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지는 역사인식 부재에 대한 문제, 이제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 때도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청소년들이 올바른 역사를 배우고 역사를 심도 있게 배울 수 있도록 어른들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때이다.

윈스턴 처칠이 이런 말을 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
물론 미래를 내다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의 지난 역사는 미래를 내다보는 거울이자 현재를 판단하는 척도가 된다. 현재나 미래에만 치우쳐 역사를 잊고 사는 건 아닌지, 혹은 여러 매체에서 잘못된 역사 정보를 습득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며 정확한 역사 위에 자리 잡은 튼튼한 대한민국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