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유승곤 순경 = 서산 동부파출소] 남편의 이유없는 의심과 그에 따른 지속적인 폭력을 견뎌내지 못하고 남편을 살해한 아내, 하루종일 방에 틀어박혀 게임을 하며 어머니를 부려먹는 아들, 친딸을 수년간 성폭행한 인면수심의 아버지, 우울증을 핑계로 아기를 내버려둬 죽게 만든 어머니 등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하는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통해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되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가정폭력의 극단적인 사례들을 접하고 있다.

위 사례를 보면 하인리히법칙이라는 말을 떠오르게 한다. 이것은 극단적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에 먼저 그에 맞는 징후가 보이게된다는 법칙인데 하인리히 법칙에 가정폭력을 대입해보면 평범한 가정 내에서 가족 구성원 간에 이러저러한 이유로 사소한 말싸움이나 폭력이 잦아지면서 사전징후가 나타났을 것이고 이후 이것이 점점 쌓이고 부풀어 아마도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의 시점까지 도달해 버릴 수 있다고 정의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가정환경의 역할이 학교폭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학교폭력은 가정폭력에서 비롯된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인격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가정교육은 매우 중요하고 우리 아이들은 보모의 뒷모습을 보며 자란다고 할 정도로 가정교육에서 부모의 중요성은 두말 할 필요없다.

가정폭력은 특성상 가정 내에서 은밀하게 일어나 은폐되는 성향이 뚜렷하다. 당사자 혹은 주변인의 신고가 없으면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 실정이다. 가정폭력은 '집안일', '피해를 입어도 가족이니까'라는 생각이 대한민국 전반적으로 자리 잡혀 있어 큰 범죄로 인식하지 않는 것도 문제이기 때문에 사전에 막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가정폭력은 부모들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답습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가정폭력이 한 가정의 문제만이 아닌 꼭 퇴출되어야만 하는 범죄라는 인식을 가지고 주변사람들의 관심과 배려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경찰에서도 형사사법체계에 최일선에 있는 경찰의 적극적인 초기대응이 가정폭력방지와 갈등해결을 위한 가장 중요한 사법적 대응임을 인지하고 있으며 여성청소년 수사팀등 범죄 전담팀 신설을 시작으로 가정폭력 전문인력 양성교육, 업무협약을 통하여 국민들의 요구에 발맞춰 발빠르게 치안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더 이상 우리 대한민국에서 가정폭력으로 인하여 고통 받는 사람들 없이 모든 가정들이 따뜻한 가을을 맞이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