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은정 순경 = 서산경찰서 동부파출소] 우리는 흔히 불합리한 일을 당하거나, 억울함을 호소할 때 '인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곤 한다. 인권(人權)이란 사람이라면 누구나 당연히 누리고 행사하는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 즉 인간답게 살 권리를 의미한다. 인권은 그 대상이 남자건 여자건, 장애인이건 비장애인이건, 노인이건 어린 아이건 간에 어떠한 조건 없이 보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모든 인간의 인권을 존중해주고 있을까?
주위를 둘러보면 그렇지 않은 사례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인권의 취약계층인 아동의 인권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우리 사회는 아동의 인권에 매우 인색한 편이다. 대다수의 어른들은 인권이라는 단어와 그들을 나란히 하지 않는다. 잊혀질만하면 한 번씩 터져 사회를 경악하게 만드는 가정 혹은 어린이집 내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가 그것을 증명해준다.

그렇다면, 아동학대란 무엇인가?
아동복지법에 따른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방임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만 3076건이었던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2014년 1만 7791건, 지난해에는 1만 9204건으로 꾸준히 증가했지만, 우리의 인식이나 관련 법 규정들은 아직까지 제자리 걸음인듯하다.

어린아이들은 그들의 인권을 주장할 만큼 큰 목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 아동을 바라보는 우리의 인식이 변해야 할 때이다. 아동을 훈육과 관리의 대상이 아닌 엄연한 인격체로 존중해주고, 아동을 키우는 가정이나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은 물론이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그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이 있다. 훈육이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아동학대, 그것은 저질러서도 안 되고, 방치해서도 안 되는 명백한 인권침해행위이다. 우리사회의 새싹들이 그들의 인권을 존중받으며 사회의 건강한 밑거름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아동의 인권에 관심을 기울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