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정우 순경 = 서산경찰서 해미파출소]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OECD 회원국 가운데 12년 연속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유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주변인들의 관심의 부재와 점차 이기적인 사회로 변질되어가고 있는 사회 문제점들을 꼽는다.

또한 자살자들이 보내는 '경고신호'가 있지만 이것을 우리들은 인지를 하지 못한다. 보건복지부 중앙심리부검센터에서 자살자 유가족 212명을 대상으로 벌인 면담을 통해 자살자들의 심리를 유추해본 결과 자살자의 93.4%가 자살시도 전에 위험 신호를 보냈으나, 유가족의 81%는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가족 대부분이 자살자의 심리적 변화를 인식하지 못했거나, 그 심리적 변화를 일시적인 우울증 정도로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또한 보건복지부 중앙심리부검센터에 조사한 자살자들이 보내는 '경고신호 징후'에 대해 살펴보자면 언어적 측면에서는 ①죽음을 직접 언급(ex: "내가 먼저 갈 테니 잘 지내") ②자살 방법을 언급(ex: "총이 있으면 편하게 죽겠다!") ③주변 사망자·자살자에 대한 언급, 그리움을 자주 표현 ④편지, 일기 등에 죽음에 대해 징후를 보냈고, 행동과 정서적인 측면에서는 ①수면상태, 식욕, 체중의 변화 ②주변 상황 정리(ex: 재산을 모두 가족에게 전달) ③죽음 관련 예술작품, 언론 보도에 과도한 몰입 ④가족, 지인에게 평소 안 하던 고마움, 미안함 표현 ⑤감정상태 변화(ex: 눈물, 침묵) ⑥대인기피, 무기력, 흥미저하(ex: 외출을 줄이고 집에서만 생활) 등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징후를 보내는 자살자들에게 우리가 만약 조금이나마 관심을 보였더라면 충분히 알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는 이러한 자살징후에 대해 작은 격려와 더불어 자살예방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자살이 많다는 것은 살만한 세상이 아니라는 것과 같은 말이 될 수도 있다. 자살문제만 따로 떼어내어 해결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 자살자들이 왜 그러한 생각을 했는지 자살자들에 내·외적인 문제가 인간과 인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인간과 사회와의 관계에서 오는 문제와 같이 좀 더 큰 틀 안에서 해결을 하려는 시각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자살원인이 우울증에서 오는 만큼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정신과 치료지원과 적극적인 권유 정책이 필요할 것이며, 주변에 소외계층과 여러 가지 고충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해와 공감을 통해 그 상대방에 대한 소통이 필요 할 것이다. 또 무시가 아닌 경청을 통한 솔직하고 진실 된 존중과 도움의지, 그리고 따듯함을 전한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자의 경고신호를 좀 더 빨리 알고 예방을 할 수 있고 우리나라의 자살률을 줄이는 가장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