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홍인표 경사/서천경찰서 경무과] ='사랑하는 자식일수록 매를 아끼지 말라'는 것이 수천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동양식 육아 철학이라면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 라는 것은 아동인권이 본격적으로 강조되기 시작한 20세기 후반 이후의 서구식 육아 철학이다.

'아이가 잘못했을 때 매를 드는 것이 옳은가?' 또는 학대와 훈육의 경계는 어디일까? 라는 질문에 과연 어느 누가 명확한 답변을 내릴수 있을까?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에 의해 아동의 건강과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성적, 정서적 폭력 또는 가혹행위 및 아동의 보호자에 의한 유기와 방임을 말한다.

실제로 2013년 통계에 의하면 아동학대 가해자는 80%가 부모이며, 아동학대가 일어나는 장소의 80%는 가정이라고 한다.

사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매들 들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온다.

혹자는 이야기한다. 아이들을 훈육하려면 매가 아닌 '인격적인 대화'로 해결하라고. 그러나 인격적인 대화로 풀어나가면 된다는 식의 도덕 교과서적인 얘기는 아마 대다수 부모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소리라고 할 것이다. 실제로 인격적인 대화를 미성숙한 아이와 하려면 아동심리학을 전공한 학자정도는 돼야 가능하지 않을까?

또한 매를 들더라도 너무 어린 아이에게는 훈육의 효과가 아닌 공포심만을 심어주는 것에 불과하다. 적어도 스스로 내가 잘못했기 때문에 매를 맞는다는 정도의 인지가 가능한 아이에게나 훈육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논쟁의 핵심은 무엇일까?

아마도 '나는 지금 왜 매를 들려고 하는가, 매를 들지 않으면 안될 만큼 아이의 잘못이 큰가, 아니면 당장의 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아이에게 화풀이를 하는 것인가, 아니면 나의 권위를 세우기 위한 수단으로 아이에게 매를 드는가'에 대한 스스로의 통찰일 것이다.

매를 들기전에 내감정을 풀기 위함이 아닌 아이에게 무엇을 잘못 했으며 그것을 가르치고 교정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잊는다면, 매는 더 이상 훈육이 아닌 아동학대이며 가정폭력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