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염경현 순경 = 서산경찰서] 신선한 가을을 알리는 처서 절기가 지났는데도 폭염의 기세는 여전하고, 9월까지 늦더위가 길게 이어진다는 전망이다. 밤늦게 까지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바쁜 하루 일과를 보내고 지칠 때면 시원한 맥주나 술 한잔이 생각난다.

무더운 날씨에 술을 마시게 되면 더위로 인해 빠져나갔던 수분을 보충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빨리 술에 취하기 쉬운데, 여름철 온도가 높이 치솟는 것 만큼이나 숫자가 오르는 것이 바로 주취자 신고이다.

더욱이 올해 43년만의 기록된 폭염의 영향 탓 인지 대부분의 신고가 주취자 관련 신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음주와 관련된 신고가 많이 접수되고 있다. 우리 경찰관들은 술에 만취한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하면 우리 가족 또는 친구라고 생각하여 그들의 위험방지를 위해 애를 써 집으로 안전하게 귀가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몇 몇 사람들은 집으로 가는 순찰차 안에서 술이 깨어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가시는 반면에 많은 수의 사람들이 출동한 경찰관에게 이유도 없이 욕을 하고 심지어 폭력까지 휘두르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 이러한 사람들은 술에 만취하여 신원을 확인할 수 없어 지구대, 파출소로 데리고 와 인적사항을 파악하는데, 그 사이 경찰관의 행동이 마음에 안 든다, 자신의 기분이 안 좋다 등의 이유로 다음 날이면 후회하게 될 행동과 판단을 하게 된다.

이러한 행위와 피해를 근절하기 위해 정부는 2013년부터 경범죄처벌법 제3조 3항을 신설하여 술에 취한채로 관공서에서 몹시 거친 말과 행동으로 주정하거나 시끄럽게 한 사람은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의 형으로 처벌하며, 행위가 지나칠 경우에는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 언론매체 통계를 보면 현재까지 위 법이 신설된 이후 관공서 주취소란 범죄가 절반이나 감소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하지만 처벌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공서 주취소란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을 보아 강력한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다. 앞으로는 올바른 음주문화가 정착되어야하고 시민의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우리 경찰관들도 누군가의 소중한 부모이고 자식이며 형제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