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강인아 순경 = 서산경찰서 대산지구대] 지난 4일 서울 관악 경찰서에서 발생한 '황산테러'사건은 자신의 개인적인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인데 공무원을 상대로 한 악성 민원인들의 행태가 재조명 받고 있다. 고압적인 반말은 물론, 욕설, 성희롱에 폭력까지 다양한 피해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이렇다 할 대응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악성민원은 공무원에게 직접적인 욕설과 폭행 등으로 피해를 주는 경우도 우려스럽지만, 급하지 않은 혹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까지 112나 119를 통해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에 정작 필요한 사건이나 사고현장으로의 즉각적인 출동을 불가능 하게 하므로 제 2의 피해까지 나올 수도 있으며 실제로 그러한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어찌보면 112는 국민들의 비상벨이나 마찬가지인데 경찰이 공개한 황당한 112 신고사례는 그야말로 어이없는 것들이 대부분인 것이다.

"홈쇼핑에서 시킨 두유를 마시려고 하는데 하나가 썩었다" "현관에 벌레가 있는데 혼자 못잡겠다." "식당에서 뼈를 씹어 치아가 흔들린다"거나 "강아지가 아픈데 동물 병원이 문을 닫았다" 는 신고를 112통해 하기도 했다. 민원인들의 억지주장이나 부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인터넷, 국민신문고, sns에 올리겠다는 엄포 또한 승진이나 인사 고과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에게는 또 다른 스트레스로 업무 효율을 저하시키고 있는 것이다.

경찰관들은 흉기를 든 강력범과의 대치 등 다른 상황보다 악성 민원인들의 괴롭힘에 의한 스트레스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각종 범죄 및 치안을 위해 쓰여야 할 공권력이 엉뚱한 신고와 민원제기로 시간과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경찰은 악성 민원인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정비하고, 강력한 법적조치를 하겠다고 발표 하였지만, 경찰의 힘만으로는 수많은 민원인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현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제는 올바르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 수차례 나오고 있고, 더 늦기 전에 바로 잡아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