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ctn] 구글의 인공지능 로봇 '알파고'와 최정상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의 대결로 세상이 떠들썩했다.

'인간 대 기계'라는 상징성 때문에 바둑 문외한인 사람들도 관심을 가진 세기의 대결이었다.

인공지능 로봇이 4:1로 인간을 이겼기에 그 충격으로 인한 파급이 거세다.

바둑이라는 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인공지능은 이미 도처에서 인간을 대신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으며 왜 존재할까?

최정상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로봇 ‘알파고’의 대결로 지금은 디지털 시대를 넘어 인공지능 시대임을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하면 인공지능을 가진 기계가 인간을 대신하고, 수많은 직업이 사라질 거라 막연히 느끼던 불안감이 전 세계적으로 확 퍼지게 됐다.

단순노동만을 대체하는 기계가 아니라 인공지능을 탑재한 기계이기에 서비스업이 가장 위험하다고 한다.

지역서점 활성화 방안을 논하면서 인공지능 시대를 언급하는 이유가 궁금한가? 그렇다면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기에는 한참 멀었다.

특히 당신이 서점 관계자라면 더욱 긴장해야한다. 서점은 더 이상 책이라는 종류의 물건을 팔아 돈을 버는 가게가 아님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디지털 시대 온라인 서점의 급부상으로 대형서점이 아닌 지역서점은 대부분 사라졌고, 그 과정에서 배운 사실이다.

온라인 서점과 대형 서점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서점이 노력해온 것은 대부분 서비스 개선이었다.

'도서정가제'를 비롯하여 '희망도서 바로 대출제'등 정부 차원의 지역서점 활성화 정책도 꽤 유효했다.

그러나 '알파고'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정책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나라 직업의 7~80%를 차지하는 업종은 서비스업이고, 지식문화서비스 공간으로 활용되는 지역서점 또한 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인공지능 시대에는 지역서점이 사라질 위험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서점은 무엇을 할 수 있으며 왜 존재할까? 인간에게 필요한 물음이 지역서점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인간의 지능을 대신할 정도로 기계의 무한한 진화가 이루어지듯 지역서점 서비스도 차원 높게 향상되어야 한다.

디지털 시대 너머 인공지능 시대의 지역서점활성화 방안으로 세 가지를 제안한다.

가장 먼저 의미를 나누는 공간으로서의 지역서점을 제안한다.

지역서점은 책을 팔고 문화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의미도 함께 나누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알파고는 인간과 달리 두려움이나 긴장감도 느끼지 않는데다가 뛰어난 지능과 탁월한 전략으로 인간을 대표하는 이세돌 9단을 이겼다.

그러나 대결 후 패배 속에서 의미를 찾고 새롭게 발전하고자 의지를 다지는 이세돌을 완전히 이겼다고 볼 수는 없다.

끊임없이 향상되는 인공지능을 이겨내는 힘은 가장 인간적인 부분에 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대표가 한 말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는 '인간과 달리 두려움도 느끼지 않으며 지치지도 않는다'고 하면서 '알파고'의 우승을 자신했다.

인공지능 시대에 사라질 위험이 높은 서비스업의 대표가 아닌 사람의 감정을 나누는 공간으로서 지역서점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므로 지역서점은 책을 구매해주는 지역주민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공간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역서점 내 독서모임을 꾸리고 지원하여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재미를 주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모임에 속한 사람들이 자연친화적 삶을 실천한 스콧·헬렌 니어링 부부의 자서전을 읽고 감동을 받아 자연친화적으로 생활하면서 기쁨을 느낀다면, 인공지능이 제공할 수 없는 재미와 의미를 얻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역서점 관계자의 정진을 당부함과 동시에, 지역서점 이용자에게도 당부하고 싶다.

결국 지역서점이 잘 되어야 동네 주민들도 더 많은 문화적인 혜택을 누리게 된다.

지역서점을 애용하자.

가까이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에 더 좋은 책들이 많이 비치되어 선택의 폭이 커지는 장점을 생각하자.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부분에 서로 관심을 가지고 함께 나아가는 길을 모색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