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ctn] = 최창배 시민기자

아침저녁으로 아직은 쌀쌀한 기운이 감돈다.

어둠의 적막이 서서히 걷힐 즈음, 주변의 상큼한 공기를 마시며 이젠 예전의 가파른 고개가 있던 그곳은 완만한 경사로 바뀌어 진 곳을 지나간다.

곧 피어날 진달래와 개나리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고, 벌써 금방 피어날 복수초와 할미꽃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조용히 눈을 감고 지난 시절을 음미하여 보면, 십 년이란 세월을 이곳에서 보냈고 십 년 만에 다시 찾아온 이곳은 별로 변한 것들이 많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십 년 전의 그 인심도, 삐뚤어지지도, 얼룩지지도 않은 인정들이 있고, 건물들도 옛 정취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으며, 하늘과 땅과 공기와 정들로 뭉쳐있는 곳이었다.

구슬뫼(珠山), 이곳의 진정한 의미는 아무런 구속도 제약도 받지 않고 있기에 맘 한 구석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건만, 그 동안의 패기와 빛나던 젊은 추억들이 사라진 것만큼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새삼 떠오르는 그때의 그 그리움은 내 뇌리에 투명하게 남아있기에 아쉬움은 많았다.

생기 넘치던 그 시절을 미완성으로 접고, 다시금 그 흔적들을 찾아보지만, 이미 지나간 시절을 되돌릴 수 있을까.

오직 살아가는데만 급급하고 일에 묻혀 도리를 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만이 뒤안길을 차지하고 있다.

때로는 등을 두드리며 서로의 보금자리를 찾아 새로운 생각들을 잉태하고 여유로운 생각으로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갈구하고 있었건만, 두꺼운 세월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현재 내가 서 있는 길에 대한 의구심과 앞으로의 보다 나은 희망을 재촉하며, 조금 더 새로운 길을 찾다보니, 모든 과정들이 흩어진 시간마냥, 삶의 시간들이 흘러갔다.

앞으로 지속되어야 할 최소한의 시간들을 모아, 최대한의 휴식과 숙면을 취할 순간들을 돌이켜보니, 기준과 목표들이 성실과 진리를 따라잡지 못할 때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마치, 속살이 흰색이라는 배려도 마다하지 않고, 온통 즐겁게 눈물과 고마움으로 얼룩진 기대감으로 채우고 싶은 의무감도 있지만, 그 시절의 감수성과 예민함을 근거로 일상의 소소함을 채우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다시금, 이곳을 찾아온것에 대한 설레는 기분으로 하루하루의 생활들이 자그만 보람으로 느끼며, 생존권보다는 잠시 머물다가는 간이역처럼, 산책하는 기분처럼, 봄날의 따스함을 느낄 때 같이, 행복한 삶을 충전시키는 곳으로 생각하고 나만의 작은 공간을 뇌리에서 잊지 못할 순간들을 모아, 앞으로의 삶에 커다란 흔적들을 남기고 싶은 것이 나의 자그마한 소망이다.

이러한 방향들을, 또는 이어지는 변화들을 굳건히 받아들여 믿음도 풀어내고 편안함도 엮고, 따스함과 그윽함도 간직하고 아낌없는 진실들을 모으고 담아, 서서히 열정과 함께 떠오르는 그리움들을 가득 채우고, 감사함과 건강함으로 보답해야겠다.

더욱 삶의 끈을 위한 몰입을 위하여 투명하게 살아가고자 희망해본다.

새삼, 다가오는 그리움의 흔적들이 아련하게 떠오름은 새로운 햇살을 맞이하기 위함이라고 믿는다.

이제 봄이다. 한 줌의 봄기운을 구슬뫼의 사연들을 가득 담아, 생기 넘치는 에너지와 정이 듬뿍 묻은 맘들을 햇살들에게 선물하고 싶다.

임종복 기자 imjbpr@naver.com 임종복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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